암호화폐 비트코인이 9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에서 법정통화로 승인됐다. 이에 따라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일상생활에서 법정통화로 사용하는 국가가 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의회는 이날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제출한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승인안을 과반 찬성(84표 중 62표)으로 가결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트위터에 "역사적"이라며 이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5일 한 비트코인 콘퍼런스 화상회의에서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승인안을 의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식 경제 밖에 있는 이들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제대로 된 결제 수단으로 작동할지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엘살바도르는 국민의 70% 정도가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제활동 대부분에서 현금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국가 경제 또한 해외 근로자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자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중 5분의 1 정도인 60억 달러가 이에 해당한다. 범죄집단이 기승을 부리는 등 고질적인 불안정 요소도 심각하다.
이날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마켓캡에서 3만4,38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은 시가총액 기준 가상화폐 '대장'으로 꼽힌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4월 6만4,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이다가 최근에는 3만1,000달러대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