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제주 방역이 절박하니 제주도를 방문을 미뤄달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이재명계’로 꼽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말 ‘쪼잔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원 지사는 11일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도·경기도의회·제주도의회 주최의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 정책 협약식’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지사님, 지금 제주도는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 중에 있다”며 “이 지사님과 민주당이 장악한 경기도, 제주도의회 간 이번 행사가 강행된다면 제주도의 절박함을 외면한 처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이번 행사를 연기해달라. 당리당략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남국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희룡 지사가 서울 오가는 것은 괜찮고, 다른 사람은 안 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원 지사를 직격했다. 김 의원은 “상식적으로 정말 방역이 걱정되면 제주도청의 여러 행사와 본인의 정치적인 일정부터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원 지사는 9일 수십 명이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색달 폐기물처리시설’ 기공식 행사를 진행하고, 8일에는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올라와서 부동산 주거안정을 위한 토론회까지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는 방역 때문에 제주도에 오지 말라고 하면서 본인은 막 바깥으로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앞뒤가 다른 정치인이라고 평가하지 않겠느냐”며 “부동산 토론회는 원 지사의 대선 출마를 위한, 시급하지 않은 정치 일정으로 보인다. 제주도 방역을 걱정한다면 이런 정치 일정부터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게 상식”이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본인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방역을 핑계삼아 방사능 오염류 방류 대응 협약식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여의도에서는 원 지사가 공적인 행사까지 일방 취소한 것을 두고 '얼마 전에 한판 붙었는데 이 지사가 상대를 안 해줘서 삐졌나보다', '너무 속좁은 행동'이라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개인적 일정도 아니고 여러 기관 사이의 공무를 갑자기 취소한 것은 정말 상식적이지 않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는 “방역만큼이나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대응도 중요하다"며 “어렵더라도 방역과 동시에 포기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함께 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일정도 아니고 공무로 예정된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하고 제주도에 오지 말라고 하는 건 정말 ‘쪼잔한 행동’"이라며 원 지사를 향해 "정치적으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더라도 대의와 공익 앞에서 손을 맞잡는 통큰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이 지사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단히 안타깝기도 하다. 4·3 유가족을 만나뵙고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민주당 제주도당 지도부와 당원분들도 뵙고 싶었고, 무엇보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동대응은 코로나19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중대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도민 안전을 책임진 제주지사의 판단과 의지는 존중돼야 한다. 제주도 방역을 책임지고 계신 원 지사님 의견을 무조건 존중해 제주 일정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원 지사의 요청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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