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직원 1,600여 명 중 970여 명이 직접 고용과 처우 개선 등을 공단에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건보공단은 직접고용은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논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며 파업에 따른 상담 공백은 공단 직원들이 일시적으로 대체해 메우겠다는 입장이다.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에 따르면 건보공단 노조 조합원 970여 명은 고객센터 외주화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건보공단이 협력 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고객센터의 직원들을 공단이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김용익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건보공단 노조의 파업은 지난 2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건보공단 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직접 고용은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건보공단이 청소, 시설 관리, 경비 등 용역 노동자 700여 명을 직접 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면서 “고객센터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주장했다.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담화문에서 “직접 고용 정규직화 요구는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지키고 구석구석까지 노동권을 튼튼히 세우자는 공공운수노조의 요구”라며 “공정을 왜곡해 잘못된 고용 구조와 차별을 합리화하고, 공공성을 파괴하는 외주화를 용인하는 것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 측은 지난 2월 국민건강보험 공공성 강화, 고객센터 직영화 등을 주장하며 24일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건보공단은 “고객센터의 적정한 업무 수행 방식은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지난 5월 공단 관계자 2명, 외부 전문가 5명 등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열어 고객센터의 업무 수행 방식을 놓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 이달 3일에도 회의를 열었고, 오는 18일에도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협의회 구성 시 건보공단 정규직 노조와 콜센터 노조의 참여를 유도했지만 건보공단 정규직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조는 협의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번 건보공단 콜센터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 몫이다. 공단은 “전체 상담원 1,600여 명 중 노조원을 제외한 650여 명이 전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기 콜은 가입자가 속해 있는 전국 178개 지사에서 근무하는 공단 직원들을 연결해 상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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