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시성 간저우시를 방문해 네오디뮴(Nd·Neodymium) 등 희토류를 생산하는 ‘진리(金力)영구자석과기유한공사’를 시찰했다. 이 회사는 네오디뮴으로 고성능 영구자석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의 희토류 대표 주자다. 시 주석은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적 자원”이라며 기술력을 높이라고 주문했다. 눈길을 끈 것은 미중 무역 협상을 이끄는 류허 부총리가 시 주석을 수행하는 장면이었다. 당시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네오디뮴 수출 제한이라는 보복 카드를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세계 네오디뮴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이 언제든 ‘자원 무기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네오디뮴은 원자번호 60번의 원소로 1885년 오스트리아의 화학자 카를 아우어 폰 벨스바흐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질산암모늄을 이용해 디디뮴 원소에서 네오디뮴과 함께 프라세오디뮴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 네오디뮴이 새롭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네오스(neos)’와 쌍둥이를 뜻하는 ‘디디모스(didymos)’의 합성어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네오디뮴은 세상에서 자성이 가장 강한 자석의 재료로 스마트폰·스피커 등 전자 기기와 첨단 무기 제조에 사용된다. 자기부상열차 기술도 네오디뮴의 자력을 응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고출력 자석을 만드는 데 많이 쓰이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오는 2025년께 공급난이 빚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네오디뮴은 위조 지폐를 판별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지폐 잉크에 소량의 자성체가 들어 있어 네오디뮴 자석으로 위폐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네오디뮴 자석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국가 안보에 필요한 경우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까지 동원해 자국 기업의 대체재 기술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희토류 전반에 걸쳐 동맹국과 협력해 자급자족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리도 ‘민주 동맹’의 일원으로서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재편에 발맞춰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정상범 논설위원 ss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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