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 대표가 선거운동 비용에서도 또한번 ‘파격’을 선보였다. 6·11 전당대회 선거운동에 쓴 비용이 약 3,0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앞서 ‘소액모금 돌풍’으로 화제를 모았던 1억5,000만원 후원금도 다 쓰지 않은 셈이다. 남은 후원금 1억 2,000만원은 당으로 전달해 토론배틀 등 공약 이행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 대표 측 관계자가 13일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 대표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산이 완료된 비용 집계는 소형 인쇄물 제작 900만원, 기타 잡비 30만원 등이다. 여기에 후보 활동비와 인건비 등 미결산 항목이 1,500만∼2,000만원 가량으로 최대 3,0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이 대표 측은 추산하고 있다. 기존 여의도 문법에 비하면 그야말로 파격적인 수준의 비용 절감이다. 당내 선거 사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대 선거운동 비용은 별도로 신고 의무가 없다 보니까 정확한 통계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통상적으로 당원 선거인단 문자 발송 한 번에 2,000만∼3,000만원씩 든다”며 “사상 최소 기록일 것”이라고 전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의 나이에 제1야당을 이끌게 된 이 대표는 전대 선거운동부터 각종 진기록을 제조했다. 캠프사무실·문자홍보·지원차량이 없는 이른바 ‘3무(無) 선거운동’ 방식은 기존의 정치 문법을 깨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과정에서 조직표의 위력을 무시하는 ‘신예의 무모한 정치 실험’이라는 부정적 반응도 만만치 않게 불거졌다. 막판 당심 경쟁이 과열되면서 이 대표 주변에서도 당원 문자 발송 정도는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 대표는 막판까지 ‘3무 원칙’을 고수했다. 본인의 실험을 통해 저비용 선거가 자리를 잡는다면 정치 신인들의 기회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그는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며 당선과 저비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됐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비대면 선거의 특수성, SNS상에서 이 대표 개인이 구축해온 높은 인지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이 대표 사례를 당장 모든 정치 신인에게 일반화해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가 토론배틀 등 신인 등용문을 넓힐 수 있는 각종 제도적 기반 마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이 대표 측은 설명했다. 개인의 능력에 기반해 평가하되 능력이 검증된 청년들에 대해 비용 등 장애물을 최소화하는 것은 당을 비롯한 제도권 정치인들의 책임이라고 본다는 의미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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