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는 14일 첫 공식 일정으로 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을 만나 눈시울을 붉히며 “1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 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 대전현충원의 천안함 피격사건·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도발·마린온 순직 장병 묘역을 참배했다. 통상 정치인들이 첫 공식 일정으로 순국선열 및 전직 대통령들이 안장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그는 “보수정당으로서 안보에 대한 언급은 많이 했지만, 보훈 문제나 여러 사건·사고 처리에 관해 적극적이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면서 “그런 것을 반성하면서 개선의 의지를 담아 대전 현충원을 방문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방명록에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고 천안함 46용사 묘역에서 유가족 두 명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천안함 폭침으로 남편을 잃은 한 유족이 “제 (고등학생) 아들이 상처를 좀 많이 받았다. 이 대표가 하신 말씀을 보고 아들이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고 꼭 말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천안함 희생 장병의 한 아버지도 “아들들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게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 역시 눈물을 흘리며 “꼭 그렇게 하겠다. 앞으로 자주 인사드리겠다”고 답했다. 함께 현충원에 방문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바로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 착수하겠다. 조금 기다려주시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현충탑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해 “북한 도발을 인정하는 부분에 있어 과거 더불어민주당보다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며 “여야가 힘을 합쳐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 부상 입은 분들께 흡족할 만한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도 여야 협치의 한 대상일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막말 문제와 관련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왜곡 발언하는 사람에 대해 사회적으로 엄정 대응하는 만큼 서해 교전·연평도 포격전 등에 희생된 분들에 대해서도 왜곡·편향 없이 기려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민주당에서 다시는 국가 위해 헌신한 분들 마음 아프게 하는 일 없도록 엄중한 판단해주셨으면 한다. 저희 당에도 비슷한 일 있다면 엄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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