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니 아내와 딸 숨져 있어"…'나주 모녀 사망' 신고한 父, 딸 살해 혐의 구속

/연합뉴스

전남 나주에서 모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 최초 신고자인 아버지가 구속됐다.

14일 전남경찰청은 살인 혐의로 남편이자 아버지인 A(48)씨에 대해 법원에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0일 밤부터 11일 오전 5시30분 사이 자택인 나주의 한 아파트에서 잠들어 있던 딸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5시 30분쯤 소방당국에 '아내와 딸이 숨져있다'고 신고했다. 소방대원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딸은 침대에 누운 채 숨져 있었고, A씨의 아내는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였다.

경찰은 아파트 내 외부인의 출입 흔적이 없는 점, 딸이 질식해 숨진 점, 모녀의 신체에서 특이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확인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자고 일어나보니 숨져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A씨 부부가 경제적 어려움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는 점, 10대 딸만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뒤 술에 약을 섞어 마시고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 신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현재 딸의 사망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딸과 아내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김경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