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소통하고 있는 장예찬 시사평론가가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강조한 ‘대선 버스 정시 출발론’에 대해 “택시를 타고 목적지고 직행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에 윤 전 총장의 정치적 스케쥴을 맞출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장 평론가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이에 대해 “버스비 두둑하게 낼 손님이 한 명도 없다”면서 “먼저 출발하면 버스 기사만 손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일정을 버스에 비유하고는 윤 전 총장도 일정에 맞춰 당에 합류하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장 평론가는 전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과 인터뷰한 사실을 알리며 “몇 가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회의원 그 누구도 당대표를 바라보고 정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은 대선 주자에게 정치적 명운을 걸 수밖에 없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국회의원들이 강력한 대선 주자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을 압박해도 당 소속 의원들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다.
장 평론가는 “4·7 재보궐선거 때 성공을 거둔 ‘오세훈-나경원 VS 안철수’ 모델은 재현되기 어렵다. 그때 오세훈·나경원은 적어도 자력으로 20%가 넘는 지지율을 확보한 주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지금 국민의힘 후보군 중 자력으로 10% 이상을 받는 사람도 없다”며 “윤 총장을 제외한 범야권 후보 지지율을 전부 합쳐도 10%를 넘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7 대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당시 강력한 외부 주자를 영입하지 못해 대선에서 패배하고, 중도 보수 진영은 사분오열 인고의 시간을 겪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보다 지금 당 밖 주자가 지지율 기반은 더 두텁고 단단하다”면서 “국민의힘은 개혁과 외연 확장을, 당 밖의 후보군은 더 많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며 시대정신을 찾는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또 “굳이 벌써부터 민감한 표현으로 서로를 견제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 평론가는 이 대표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그래서 더 편하게 비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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