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의 단체 사진을 올렸다가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잘라낸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15시간이 지나서야 사진을 수정했다.
지난 13일 ‘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에 "한국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G7 정상회의 참석 정상들의 단체 기념사진을 올렸다. 이 페이스북 계정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에서 운영하는 공식 계정이다.
계정에 올라온 이 사진은 G7 정상회의 개최지인 콘월의 카비스베이 바닷가를 배경으로 G7과 초청국의 정상들이 모두 모여 찍은 사진이다. 사진엔 문 대통령이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사이에 자리잡고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대한민국 정부 계정은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3일까지 영국에서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에 초청 참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것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기술 선도국인 우리의 격상된 위상에 대한 평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이다. 우리가 이만큼 왔다"면서 "고난의 시간을 극복한 위대한 국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물이다. 감격스럽다. 모두 국민 덕분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정부가 공개한 사진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앞줄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오른편 끝에 선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나와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두번째 줄 맨 왼쪽에 있던 스가 총리는 더욱 구석에 있고, 문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가운데에 있는 듯한 구도가 연출됐다. 한국의 위상을 강조하려다 남아공 대통령이 잘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적이 이어지자 대한민국 정부 계정은 14일 오전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수정되었다"라며 "콘텐트 제작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새로 올라온 사진에는 라마포사 대통령의 모습이 정상적으로 등장한다.
한편 정부는 전날 공식 기사를 통해서도 문 대통령의 위치가 한국의 위상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은 13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에 '문 대통령, 존슨·바이든과 나란히…G7서 확인된 달라진 한국 위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일본 스가 총리와 비교도 빠트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맨 앞줄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존슨 영국 총리의 사이에 선 것"이라며 "참고로 스가 일본 총리는 두 번째 줄 가장 왼쪽 자리였다"고 짚었다.
/김경림 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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