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이 11년간 핵심 멤버로 활약해 온 이광수를 아름답게 배웅했다.
지난 13일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은 원년 멤버 이광수와 함께하는 마지막 레이스 ‘굿바이, 나의 특별한 형제’ 특집을 선보였다. 이광수의 마지막 촬영은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잡으며 마무리됐다.
이날 방송은 이광수와 출연진, 그리고 제작진들의 그간 추억을 조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광수는 방송 처음부터 끝까지 추억에 잠겼다. 제작진은 사전미팅에서 마지막 촬영인 만큼 가고 싶고, 먹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었다. 이광수는 11년 전 ‘런닝맨’ 첫 촬영을 했던 SBS 옥상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어 멤버들이 LP바에서 즐거워했던 기억, 삼겹살과 닭한마리 칼국수를 맛있게 먹던 기억을 떠올리며 본인보다 멤버들을 더 생각하는 모습으로 뭉클함을 더했다.
제작진은 이광수의 대답을 바탕으로 마지막 촬영을 진행했다. 첫 촬영을 했던 SBS 옥상에서 시작해 LP바에서 촬영을 마무리했다. 이광수가 멤버들과 함께 먹고 싶었다고 말한 삼겹살과 칼국수도 놓치지 않았다. 멤버들은 더운 날씨에 삼겹살을 고른 이광수를 타박했고 유재석은 “오늘은 그냥 들어가고 하차 특집 다음에 하자”며 웃음을 안겼다.
‘런닝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미션 역시 추억에 초점을 맞췄다. 미션의 시작은 제작진의 추억 되짚어보기에서 시작했다. 제작진은 11년간 이광수가 출연한 전회차를 모니터링했다. 이어 "'런닝맨'에서 이광수가 저지른 재물손괴, 폭행, 공연음란죄, 사기 등의 혐의가 징역 1050년 형에 달한다"며 이광수의 형량을 모두 감형해 사회로 내보내야 한다는 의미의 교화 레이스를 준비했다.
이광수는 죄수번호 3991번의 죄수복을 받았다. 3991이라는 숫자는 이광수가 런닝맨과 함께한 10년 338일간의 시간이었다. 제작진은 이광수에 관한 질문 맞추기, 이광수 성대모사하기, 이광수와 함께 사진 찍기 등의 미션을 기획하며 멤버들이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레이스를 준비했다. 미션을 하며 유재석이 이광수의 아버지 성함을 정확하게 맞히자 이광수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광수의 하차 특집은 그에게 선물을 안겨주기 위해 멤버들이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실제로는 촬영 내내 남모르게 멤버들을 생각한 이광수의 하루가 있었다는 점이 밝혀져 반전을 안겼다.
멤버들은 촬영 전 ‘이광수와 함께 최대한 많은 사진 찍기’라는 히든 미션을 받았다. 사진을 많이 찍은 순서대로 이광수가 받는 상품을 함께 받는다는 말에 멤버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이광수는 ‘모든 멤버들과 동일한 수의 사진을 찍어 공동 1위로 만들기’라는 히든 미션을 받았다.
제작진이 이광수를 위해 준비했다고 말한 상품은 사실 이광수가 멤버들을 위해 하나하나 고민 끝에 준비했던 선물이었다. 평소 선물을 거절하는 ‘런닝맨’ 멤버들에게 자연스럽게 선물을 전달해주기 위해 이광수는 촬영 내내 자리를 옮겨가며 멤버들과 동일한 수의 사진을 찍었다. 하차 특집 날에도 자신들을 위해 히든 미션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멤버들은 눈물을 터뜨렸다.
그동안 함께한 멤버들과 스태프들의 진심 어린 마지막 배웅도 감동을 안겼다. 멤버들은 1050년이라는 이광수의 형량을 모두 감형한 뒤 이광수에게 편지를 써 그동안 말로 못한 마음을 전달했다. 112명의 스태프 역시 이광수에게 롤링 페이퍼를 작성해 건네며 함께 해 온 이광수에 대한 감사와 존중의 의미를 더했다.
모두가 눈물을 글썽이던 이 날 방송은 LP바에서 이광수의 신청곡 ‘이젠 안녕’과 함께 ‘배신의 아이콘’으로 활약했던 그에게 아름다운 작별 인사를 건넸다. 11년간 함께 해 온 멤버에 대한 출연자와 제작진의 존중 어린 마지막 인사는 이광수를 떠나보내야 하는 팬들의 마음을 달랬다.
한편 이광수는 14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족 같은 멤버분들, 스탭분들, 늘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 덕분에 과분한 사랑을 받으면서 지난 11년 동안 매주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어떤 말로도 이 감사함을 다 전하기에 부족하지만 그동안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했다”며 “사랑합니다”라고 전하며 11년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수진 ssu012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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