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수입 업체 홈디포가 자체 선박 마련에 나선다. 코로나19 등으로 계속되는 선적 지연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1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테드 데커 홈디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자체 선박을 운항한다”며 "오직 홈디포만의 선박이 될 것이고 100% 홈디포 전용으로만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디포가 자체 선박을 운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가 코로나19로부터 빠르게 회복되면서 홈디포 등 유통·소매 업체들은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적 지연이 계속돼 품절과 가격 인상 등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데커 COO는 “홈디포는 전동공구와 전기 부품 등 소형 고가품을 항공 화물로 수송해왔다”며 “현물 시장에서 계약된 금액보다 4배 이상 비싸게 물건을 구매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단기에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미소매협회의 공급망 및 관세 정책 부사장인 조너선 골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소매 업체들은 여러 문제를 계속 겪고 있다"며 "의류부터 신발·가구·핸드백·장난감·소비재·전자제품까지 모든 품목에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외식과 여행 수요는 감소한 반면 소비재 수요는 크게 증가한 것이 이런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무역 중심지인 남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것도 우려되는 요소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항구인 옌텐항에 접근할 수 있는 선박 수를 제한하면서 컨테이너가 적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그룹인 AP몰러-머스크그룹은 선박 지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 공급망 자문 업체인 소시파이의 네이선 레스닉 최고경영자(CEO)는 "오른 운임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기업들이 제품가를 5~20% 올려야 할 것"이라며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이 이번 휴가 시즌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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