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한국 내 동결된 원화자금 일부를 활용해 180억 원 상당의 유엔 분담금을 납부하면서 유엔 투표권을 되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마지드 타크트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표를 인용해 이란의 미납 유엔 분담금 1,625만1,000여 달러(약 181억5,200여 만원)가 납부됐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란이 외교적 노력으로 한국 내 동결자금 일부를 유엔 계좌로 송금했다고 부연했다.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약 7조7,000억 원)로 추산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가 이란 측 요청에 따라 국내 동결 자금으로 이란의 유엔 분담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과 긴밀히 협의했다”며 "이란 원화자금을 예치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이 송금 은행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은 지난 1월 원국의 밀린 분담금이 직전 2개년도 분담금 규모와 같거나 많을 경우 총회 투표권을 제한하는 규정에 따라 분담금을 미납한 이란의 총회 투표권을 정지한 바 있다. 이란은 지난 2010년 원유 수출 대금을 받기 위해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했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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