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주요 기술주가 2% 안팎씩 올랐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1.5%를 돌파했다가 다시 1.498%대로 내려왔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15~16일에 있을 FOMC입니다. 특히 16일 나올 FOMC 성명과 이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가 핵심인데요. 오늘은 16일 FOMC 결과를 예상해보겠습니다.
“6월 FOMC 테이퍼링 암시 가능성”…커지는 경기과열 우려
우선 이번 FOMC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에 대한 모종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전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투자 책임자는 이제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손을 떼고 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얘기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하는데요. 그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실제 테이퍼링은 연말에 시작될 것 같다”며 “연준이 이번 주에 테이퍼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실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릭 리더는 연준이 6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거론하고 8월 말 잭슨홀미팅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습니다. 이후 연말에 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간다는 것이죠.
그가 테이퍼링이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경기과열 우려 때문입니다. 릭 리더는 “국채시장뿐만 아니라 금융과 증권시장 전만에 유동성이 너무 많다”며 “과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연준이 행동하기에 좋은 때”라고 했는데요.
경기과열을 걱정하는 이들은 많습니다. 브라이언 모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경영자(CEO)는 “명확한 것은 지금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개인소비 지출이 2019년과 비교해 20%나 폭등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기과열 우려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지속해서 언급해오던 부분인데요.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 주말 블룸버그TV에 또다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죠.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도 “(미국 경제는) 언덕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에서 재정과 통화정책이 모두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다”며 “이는 곳곳에 과열의 리스크가 있다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속도조절을 위해서는 둘 중 한 쪽에서 나서야만 합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정목표인 인프라 투자계획을 포기하는 일은 기대하기 힘들 겁니다. 그렇다면 결국 통화정책의 액셀에서 서서히 발을 뗄 필요가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나중에 급브레이크를 밟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는 더 그렇습니다. 어쨌든 6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꼭 짚어 언급하지 않더라도 간접적으로 테이퍼링을 암시하는 문구나 언급이 나올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별다른 변화 없을 것”…연준이 스스로 파놓은 덫?
다만, 모두가 6월 FOMC에서 조기 신호가 나올 것으로 보는 건 아닙니다. 연준이 8월 이후에 신호를 줄 것이라고 보는 이들까지 더하면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 부분은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많은데요.
조 테라노바 버투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선임 매니징 디렉터는 “나는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타임라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고용시장은 700만 명 이상이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즈호 뱅크의 경제와 전략 헤드인 비슈누 바라탄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는 “(테이퍼링은) 너무 이르다. 연준이 이번에 테이퍼링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은 연준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물가상승은 경기회복의 신호로 보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연준이 이번에 테이퍼링에 대한 신호를 보내면 긴축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월가의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는 연준이 이번 주에 기존과는 다른 어조로 나올 경우 시장이 불안정해 질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그는 “연준이 ‘우리의 임무에 가까워지고 있다’거나 ‘우리의 임무나 고용목표를 달성하는데 매우 빨리 가고 있다’고 한다면 긴축발작이 오게 될 것”이라며 “채권은 매도될 것이고 주식시장은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준의 사실상의 테이퍼링 신호, 즉 암시에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이번 FOMC가 지난 4~5년 래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봅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이 스스로 덫에 빠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연준이 고용과 물가에 대한 지표를 사후적으로 확인한 후 움직이겠다고 한 것이 발빠른 정책변화를 가로막는다는 얘기인데요.
여기에 연준은 인플레이션도 일시적이라고 수차례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물가상승이 지속할 경우 기존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닙니다.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을 하겠습니까? 통화정책 변경에 시간이 걸리고 결국 급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인플레·성장 등 경제전망 중요…점도표, 금리인상 시기 앞당겨질 수 있어”
테이퍼링과 함께 이번 FOMC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이 경제전망 수정치입니다. 3월에 이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실업률에 대한 지표가 업데이트되는데요. 현재로서는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은 좋아지고 고용지표는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분기 전망은 연준이 3월에 했던 것과 비교해 훨씬 높은 인플레와 성장을 예측할 것”이라며 “올해 인플레가 3월 예측치와 같으려면 물가는 상승을 멈추고 남은 기간 동안 하락해야만 한다”고 짚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금리인상 시점이 자연스레 앞당겨질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는데요. 그래서 중요한 게 향후 금리 인상 경로를 보여주는 점도표입니다. 지난 3월에는 18명의 위원들 가운데 올해 금리인상을 점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4명이 내년, 7명이 2023년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봤는데요. WSJ은 “이번에 나올 점도표에서는 내년이나 2023년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6월 FOMC 이후 투자전략은 갈립니다. 억만장자인 폴 튜더는 “만약 연준이 계속해서 높은 물가를 무시한다면 인플레이션 거래에 올인할 것”이라며 “상품을 사고 암호화폐를 사고 금을 사겠다”고 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현금을 보유하면서 투자대상을 고를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 이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는데요. 물가상승이 지속하고 금리가 오를 것인 만큼 국채에 투자하는 대신 더 수익률이 높은 대상을 찾아보겠다는 겁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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