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과거사 미화 작업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역사연구원이 공산당 역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응하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지시를 받고 과거사 미화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마오쩌둥 장남 마오안잉의 죽음이다. 그는 한국전쟁 때 유엔군의 폭격으로 숨졌다. 한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의 비망록에 따르면 마오안잉은 막사에서 계란 볶음밥을 만들다가 위치가 노출돼 폭사했다. 방공수칙을 어기고 불을 피운 탓에 연기가 연합군 폭격기의 눈에 띈 것이다.
그러나 중국역사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란 볶음밥을 만들다가 폭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마오안잉의 죽음을 희화화는 헛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마오안닝의 위치가 알려진 것은 부대 사령부의 무전이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WSJ은 계란볶음밥이 언급된 비망록은 지난 2003년 중국 인민해방군이 공식 발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산당의 역사나 지도부를 비판하는 세력에 대한 단속도 강화됐다. 중국의 사이버 감독기관인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지난 4월 공산당 지도부나 정책에 대한 비판을 '역사적 허무주의'로 규정하고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신고할 것을 촉구했다.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일부 저의를 품은 이들이 온라인에서 역사적 허무주의와 관련한 유해한 정보를 퍼뜨리고 당의 역사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공지를 발표했다. WSJ은 공산당의 역사나 지도부를 비판하다가 적발될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내부에서도 정치적 목적을 위한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베이징의 한 역사 교수는 역사 미화 작업의 전면에 나선 중국역사교육원을 향해 "공산당 지도부에게 아부하고 승진하기 위해 학문의 길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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