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에 백지 상태에서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이른바 ‘화이트존’(white zone)이 들어선다. 토지 용도를 지정하지 않은 일종의 유보지 개념으로, 기업이 원하는 대로 토지의 모양과 면적은 물론 가격까지 지방정부가 최대한 맞춰주겠다는 것이다.
17일 경상북도에 따르면 도는 경북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경북도청 신도시의 2단계 개발계획에 대한 변경을 추진 중이다. 대구에 있던 경북도청이 신도시로 이전할 당시에 비해 사회·경제적 여건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미래 지향적인 신도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번 개발계획 변경안을 보면 화이트존을 도입하는 것이 눈에 뛴다.
변경안에 따르면 종전 18홀 골프장을 검토했던 42만㎡ 부지에 화이트존을 조성하고 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앵커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화이트존에는 지식·바이오·백신·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관련 기업과 시설을 중점 유치해 신도시의 자족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경북도의 구상이다.
호민지 주변에 대한 특화 계획도 담겼다. 신도시를 상징하는 저수지인 호민지 경관을 활용한 테라스하우스 등 특화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카페거리도 만든다. 종전 테마파크 용지는 없애고 대학, 업무, 연구개발(R&D) 관련 부지를 일부 추가한다.
아울러 공동주택 분양을 촉진하기 위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층수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부 필지를 특별계획구역에 따른 선도지구로 지정해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하고 최고 층수를 기존 20여개 층에서 35~39개층으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형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고 4,000여세대의 아파트를 공급할 방침이다.
경북도청 신도시 개발은 지난 2010년부터 단계별로 추진 중이다. 2016년 1단계 사업 완료 후 경북도청·도의회·교육청 등의 행정기관이 이전함에 따라 신도시는 상주인구가 2만명이 넘는 경북 북부권의 새로운 거점도시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오는 2024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2단계사업은 6월 현재 4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 건설사업의 최종 완료 시점은 2027년으로 4만가구 10만명의 계획인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도청 신도시는 명실상부한 경북의 행정중심 거점도시”라며 “안동·예천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명품 신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손성락 기자 ss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