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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친환경 포장 충전재는 정말 충격을 잘 흡수할까?


※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구독링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택배를 이용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에디터도 가끔 온라인 쇼핑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택배 박스를 받을 땐 기분이 좋지만 막상 박스를 뜯을 땐 수많은 포장재, 특히 물건을 둘둘 감싸고 있는 비닐 충전재가 늘 신경에 거슬렸습니다. 물건이 다치지 않게 보내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살짝 과한 느낌이랄까? 요즘 종이 등 플라스틱을 재료로 하지 않는 친환경 충전재를 사용하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친환경 충전재가 흔히 쓰는 버블랩(일명 뽁뽁이)만큼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지구용>이 친환경 충전재가 얼마나 충격에 견딜 수 있을지 한 번 실험을 해봤습니다.(영상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에 있는 여기를 꾹 눌러주세요.)

친환경 충전재로 최근 많이 쓰이고 있는 벌집모양 종이 충전재입니다.


먼저 실험 대상을 선정했습니다. 친환경 충전재로는 벌집 무늬 종이 충전재와 파쇄 종이, 그리고 사탕수수로 만든 충전재를 준비했습니다. 친환경 충전재와 비교하기 위한 '안'친환경 충전재로는 뽁뽁이와 에어 쿠션, 그리고 플라스틱 블록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충전재가 감쌀 내용물로 이케아에서 550원짜리 유리컵 6개를 샀습니다. 와인잔으로 실험을 해보려다가 너무 잘 깨질 듯해서 유리컵으로 바꿨습니다. 가로×세로×높이가 각 20㎝ 정도 되는 박스를 구해 유리컵을 정성스럽게 포장을 했습니다. 친환경스럽게 종이 테이프로 마무리했구요. 실험은 우선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 보기로 했습니다. 떨어뜨리는 실험인 만큼 사람들이 잘 안다니는 곳이 필요했습니다. 저희 집이 4층이라 베란다에서 떨어뜨려 볼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높은 것 아니냐, 아래 갑자기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위험하다' 등등 지적이 많아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곳을 물색해본 결과 마침내 높이가 4미터 정도 되는 적당한 곳을 찾았습니다.

포장 박스 낙하 실험. 4미터 정도 높이에서 자갈이 깔려 있는 바닥으로 박스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한 다음,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 쬐는 맑은 날을 택해 포장한 박스를 손수레에 싣고 실험장소로 향했습니다. 아래는 자갈이 깔려있고, 담 높이는 3미터지만 난간 높이까지 더하면 4미터 정도됩니다. 포장된 박스 무게는 약 300그램. 하나씩 박스를 들어 바닥으로 내던졌습니다. 던지고 나서 확인하니 박스 겉면은 흠이 생겼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박스를 개봉했더니, 단 하나도 파손되지 않았습니다. 충전재의 성능에 놀라와하며 '떨어뜨린 곳 높이가 낮아 충격이 크지 않아서 그럴 거야'라는 생각에 다시 실험을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낙하 실험에서 전혀 훼손되지 않은 유리컵 모습입니다.




이번엔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물건을 박스위에 그냥 떨어뜨려 보기로 했습니다. 떨어뜨릴 물건은 소화기. 5킬로그램짜리 소화기를 70센티미터 높이에서 박스로 떨어뜨리면 12미터 정도 높이에서 박스를 떨어뜨린 것과 비슷한 위치에너지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실험은 회사에 빈 사무실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진행했습니다. 아래 층에서 놀라지 않게 바닥에 요가 매트와 유리컵 파손에 대비해 회사 재활용 구역에서 찾은 박스도 하나 깔았습니다. 4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렸을 때는 흠집만 났던 상자들이 소화기를 떨어뜨리니 형편없이 뭉개졌어요. '저 정도면 유리컵도 무사치 못했을 것이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실험을 완료했습니다.

0.7m 정도 높이에서 소화기를 떨어뜨려 봤습니다.


뭉개진 박스를 들고 스튜디오로 이동해 정성스럽게 박스를 뜯어 봤어요. 친환경에서 '안'친환경 충전재 순으로 뜯었봤습니다.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했지만 벌집 무늬 종이, 파쇄된 종이 충전재, 사탕수수 충전재 모두 무사했습니다. 다음은 '안'친환경 3종을 뜯어봤습니다. '플라스틱 충전재로 감싼 컵이 깨지면 정말 드라마가 될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개봉했지만 죄다 멀쩡했습니다.

역시 전혀 손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험으로 알게된 사실은 저 정도의 충격이 가해졌는데도 멀쩡한 것을 보니 친환경 충전재 역시 충격흡수 성능만큼은 걱정 안해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뽁뽁이나 에어쿠션에 비해 가격은 좀 비싸긴 하지만 종이 충전재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물건을 판매하시는 사장님들의 인식 변화가 절실합니다. 엉망진창 실험이 끝난 뒤 에디터의 집에는 평생 사용해도 남아돌 것 같은 충전재가 쌓이게 됐습니다. 동거하시는 분이 혀를 차고 계십니다. 당근 마켓에다 내다 팔아야 할 지 아니면 무료 나눔을 해야 할 지 조만간 결정해야 겠습니다. 충전재로 첫 번째 실험을 해봤습니다. 앞으로 실험을 해봤으면 하는 게 있다면 피드백을 주세요. 대신해서 지구용이 나섭니다. 그럼 이만.

/팀지구용 use4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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