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몰래 숨어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상상을 해본다. 커다란 고래 뱃속이라면 우는 소리를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텐데….그림책 신간 ‘고래 옷장’은 마음껏 울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래도 된다면서 조용히 안아주는 책이다. 박은경 시인의 시 ‘울고 싶은 친구에게’에 김승연 작가의 그림을 더했다.
슬픈 소녀가 돌연 비밀의 문을 열듯 짙은 어둠이 깔린 옷장 안으로 사라진다. 소녀가 들어간 공간은 고요하고, 시간이 정지 된 듯 하다. 고래 뱃속이다. 마음껏 울어도 될 것 같다. 눈물도 실컷 쏟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울지 말고 참으란 소리를 참 많이 듣는다. 그래서 슬프고 외롭고 아픈 감정을 꾹꾹 누르기만 한다. 하지만 억지로 숨긴 감정은 또 다른 슬픔과 아픔이 되곤 한다. 펑펑 울고 나면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다독여주는 책은 따뜻한 위로 그 자체다. 1만4,000원.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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