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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2.0] 영화감독과 제작 경험한 중학생들 "정말 재미있네요"

양천도서관이 마련한

김승록 감독의 ‘도전! 1인 크리에이터’

서울 목운중 학생들 대상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 전반을 이해하는 시간 가져

김승록 영화 감독이 지난 18일 서울 목운중학교에서 열린 강의에서 학생들과 1분짜리 단편영화를 만들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지난 18일 서울 목운중학교에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핫한 주제의 강의가 열렸다. 양천도서관이 목운중 도서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상 제작의 전반을 경험하는 특별 강좌를 마련 한 것이다. 교내 도서관에 모인 25명의 학생들은 한껏 들뜬 표정으로 강의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강의를 맡은 김승록 영화·다큐멘터리 감독이 “여러분과 함께 1분 분량의 단편영화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운을 떼자 학생들은 일제히 “와” 하고 함성을 질렀다.

영화,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 콘텐츠 중 영화를 함께 만들어 보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영화는 가장 복잡한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영상 콘텐츠”라며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이해하면 다른 영상 콘텐츠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모든 영화는 3단계의 과정을 거쳐 완성 된다”며 ‘프리 프로덕션’과 ‘프로덕션’, ‘포스트 프로덕션’에 대해 소개했다

프리 프로덕션은 준비과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나리오 작업, 배우 섭외, 투자자 결정, 제작진 구성, 각종 장비 준비, 테스트 촬영 등 의 작업을 말한다. 프리 프로덕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프로덕션 과정이 이어진다. 포스트 프로덕션은 촬영 후 작업으로 영상 편집, 음향 추가, 색보정, 특수효과 등이 이뤄지는 과정이다.

김 감독은 앞서 설명한 3단계의 과정에 맞춰 학생들과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그는 준비해 온 대본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이성 친구에게 실연을 당한 한 학생이 같은 반 친구에게 하소연하는 내용을 담은 시나리오이다. 시나리오를 본 학생들은 나서서 주연 배우를 정하고 조명, 음향, 슬레이트, 기록 등을 맡을 스태프도 결정했다. 김 감독은 각 스태프의 역할이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레디 액션” 김 감독의 힘찬 외침에 카메라가 돌고 첫 번째 촬영이 시작됐다. 주인공을 맡은 친구의 어색한 대사 연기에 조용히 지켜보던 학생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려 김 감독은 “엔지(NG)”를 외쳤다. 그는 방금 찍은 영상을 스크린에 띄워 보여주며 첫 촬영에서 어떤 것들이 문제였는지를 학생들에게 일깨워 줬다. 문제점을 확인한 학생들은 전보다 진지하게 촬영에 몰입했다. 같은 내용의 장면을 카메라의 각도만 달리하며 촬영은 열 번 넘게 이어졌다.

촬영을 마친 김 감독과 학생들은 영상을 편집하고 음악을 넣는 등의 후반 작업도 함께했다. 김 감독은 “편집으로 영화의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다”며 함께 촬영한 영상이 색보정에 따라 공포, 고독 등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시켜 줬다. 그는 이어 “단 1분짜리 영화를 만드는데도 이렇게 오랜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며 “만드는 과정을 이해하고 영상 콘텐츠를 접하면 이전에는 안보였던 새로운 것들이 보이게 돼 다양한 관점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천도서관이 마련한 김 감독의 ‘도전! 1인 크리에이터’ 강좌는 ‘고인돌2.0(고전·인문아카데미2.0: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다. ‘고인돌2.0’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이 2013년부터 함께한 인문학 교육 사업이다. 성인 중심의 인문학 강좌로 시작한 ‘고인돌’은 지난해부터 명칭을 ‘고인돌2.0’으로 바꾸고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사와 건축, 경제, 과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개 강좌로 구성된 올해 제9기 ‘고인돌2.0’은 특히 교과목과의 연계성을 높여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원격 강의 등 비대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날 영화 촬영에서 슬레이트를 담당한 목운중 2학년 유동건 군은 “직접 영화를 만드는데 참여하고 완성된 작품을 보니 뿌듯했다”며 “평소 영상 콘텐츠를 즐겨보는데 제작에 많은 공이 들어가고 후반 작업으로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돼 유익했다”고 강의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이지연 목운중 국어 교사는 “학생들이 영상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데 전문가와 함께 제작과정을 경험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참여 학생들과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 ‘북트레일러’를 만들며 오늘 배운 것을 연결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고인돌 2.0은 올 11월까지 8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청소년들의 인문학의 사고를 높이기 위한 강연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이효정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원 hj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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