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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만이 아닌, 모든 세대의 '김지영'을 위하여

조남주 첫 소설집 '우리가 쓴 것'

10대서 80대까지 여성의삶 다뤄





밀리언셀러 작가 조남주의 첫 소설집 ‘우리가 쓴 것(민음사 펴냄)’이 출간됐다. 대표작 ‘82년생 김지영’이 특정 세대 여성들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소설집은 여든 노인부터 초등학생까지 전 세대 여성들의 인생 경험을 섬세하게 다룬다. 다시 말해 우리 시대 ‘모든’ 김지영을 위한 작품집이라 할 수 있다.

소설집은 ‘여자아이는 자라서’ ‘가출’‘현남오빠에게’ 등 8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작품은 가스라이팅, 몰래카메라, 돌봄 노동, 가부장제, 여성 노년의 삶, 페미니즘 내 세대 갈등 등 우리 사회가 중요한 사안임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갈등 상태에 방치하고 있는 문제들을 겨냥한다.

가장 최근 작품은 ‘첫사랑 2020’이다. 조남주는 “코로나 19로 일상이 무너졌던 2020년 여름에 썼다”며 “교육과 보살핌의 공백에 방치된 아이들, 고립된 아이들, 표정과 몸짓이 함께 하는 대화를 나눌 수 없고, 이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더욱 불안할 아이들이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자라게 될까 염려스러웠다”고 작가의 말을 통해 전했다.



‘오기’도 특별히 시선이 더 가는 작품이다. 조남주는 “모두 제 경험담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지만 작품 속 화자가 페미니즘 소설을 쓴 작가로서 세상에 큰 반향을 일으킨 후 겪게 되는 고통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82년생 김지영’이 일으킨 후폭풍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김미현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는 책 말미에 수록된 작품 해설을 통해 “조남주의 소설집은 10대부터 80대에 걸친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새롭게 보기 위해 그녀들의 이야기를 깨뜨리는 시간들의 집합체”라며 “작가는 잘못 알려진 것을 바로잡기 위해 ‘다르게’ 이야기하고, 잊었던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 ‘다시’ 이야기하는 여성 서사에 집중한다”고 평가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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