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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노조 “물 먹인 소 사지 말자”…권은희 “단가 후려치기”

국힘 노조 “당의 규모에 비례한 조건 설정해야”

국민의당 “기득권 유지 위해 우월적 지위 남용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성일종(오른쪽) 국민의힘 단장과 권은희 국민의당 단장이 자리에 앉고 있다./성형주 기자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은 국민의당이 ‘신설 합당시 당명 변경’ 등을 요구한 것과 관련, “합당 결의에 찬성한 바는 있으나, 그 외 어떤 합당조건에도 동의한 적이 없다”고 23일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단가 후려치기’라며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합당이 꼼수와 특혜의 전유물로 오용되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와 국민적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당의 최근 당협위원장 임명, 사무처 당직자 늘리기 등 몸집 부풀리기 의혹이 있어 대선이라는 큰 밭을 갈아야 할 중차대한 시기에 물 먹인 소를 사는 일은 절대 불용(不容)”이라며 “당의 규모(의원 수 등)에 비례한 합당조건을 설정”하라고 주장했다.

‘물 먹인 소’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당이 지역위원장을 공모하자 안 대표를 가리켜 “소 값은 후하게 쳐 드리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21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원칙 있는 합당을 구현해낼 방법은 당연히 새 당명이다. 이 부분은 진지하게 국민의힘 실무협상팀과 논의할 예정”이라 말해자 이 대표는 “식당이 잘 되니 간판 내리란 건가”라며 반대 입장을 취했다.



국민의당 측 합당 실무협상단장을 맡은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의당이 몸집 부풀리기라는 의혹이 있으면 이에 대한 판단기준을 세우고 판단·대응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적절한 대응일 것”이라며 “(이를) ‘양두구육(겉으로는 번듯하지만 속은 변변치 않음)’의 행태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대기업이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단가 후려치기를 하는 행태의 전형”이라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가 합당과정에서 정치적 자산에 대한 논의를 불공정 행위이자 꼼수로 보는 행태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는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가 천명한 특혜와 꼼수없는 국민 기대에 준하는 투명한 합당원칙을 스스로 무시하여 특권과 기득권을 휘두르는 행태”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전날 실무협상단 첫 회의를 갖고 “가치를 확장하는 당대당 통합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을 서로 합의했다”고 선언했다. 양당은 오는 29일 두 번째 회의를 갖고 합당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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