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대통령 선거 도전을 위한 정치 선언을 한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 등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정치 일정의 시간표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대선 도전 선언 이후 ‘민심 투어’ 등 정치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총장은 24일 대변인단을 통해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정치 선언을 한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첫 공개 행보로 항일 투쟁에 앞장선 우당 이회영 선생의 기념관을 택한 데 이어 정치 선언 장소도 독립투사인 매헌 선생 기념관을 고른 것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만든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인 헌법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선언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약 4개월 만이다. 첫 공개 행보로 우당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때로부터는 20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이 이날 정치 선언에 관한 시간표를 공개한 것은 X파일 논란과 함께 여권 공세가 이어지자 서둘러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윤 전 총장 측은 출마 선언 시기를 6월 말에서 7월 초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고 대권 도전 의사도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소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내놓으며 애국·헌신 등의 가치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총장은 현재 직접 출마 선언문 초안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진행할 예정이다. X파일 논란과 국민의힘 입당 시기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후 ‘민심 투어’ 위주로 정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윤 전 총장은 앞서 민심 투어와 관련해 “영향력 있는 분들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캠프 인선도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윤 전 총장 측은 공보팀·정책팀·네거티브대응팀 등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에 이은 추가 영입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약진해 6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21~22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14명에게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 원장이 2주 전(6월 2주 차) 조사보다 2.1%포인트 오른 3.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권 주자들 중 6위에 해당한다. 최 원장보다 앞선 5명은 윤 전 총장(32.3%), 이재명 경기도지사(22.8%),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8.4%),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4.1%),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3.9%) 등이다.
최 원장의 지지율 상승은 윤 전 총장이 X파일 논란을 겪은 데 대한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직전 조사보다 2.8%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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