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소 40여 마리가 도살장을 탈출해 동네 한복판을 달리는 장면이 공개돼 화제다.
23일(현지 시각) NBC·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0분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피코 리베라의 비벌리 대로에 난데없이 소떼가 나타났다. 지역 주민들은 소떼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공유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40여 마리의 소들이 길게 줄지어 동네를 휩쓸고 있다. 소들은 움직인 자리엔 먼지를 일으키며 이동했고 가정접 마당의 잔디를 밟고 지나가기도 한다. 게다가 마당 울타리마저 부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소들이 마당의 잔디를 뜯어먹기도 하고 우편함을 망가뜨리기도 했다”고 하소연 한다. 이에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이중 소 한 마리가 인명 피해를 내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골목을 누비던 소 한 마리가 4인 가족을 향해 돌진해 가족들이 넘어지면서 찰과상 등의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보안관은 해당 소를 총으로 쏴 제압했다. 또 올가미로 소를 포획하기 위해 돕던 한 시민도 소의 발에 밟히기도 했다.
현지 보안관들은 이 상황 수습하기 위해 경찰차를 이용, 소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았다. 그 과정에서 소와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 소들은 조사 결과 ‘찰리 디마리아앤 손즈' 도축장에서 온 것으로 확인됐다. 도축장 관리자의 부주의로 출입문이 열린 틈을 타 소들이 탈출한 것이다.
보안관과 도축장 관계자들은 이날 늦은밤까지 소들과 대치상황을 벌였다. 소들을 도축장으로 옮기기 위해 트레일러 차량 2대에 싣는 도중 3마리가 다시 탈출하기도 했다. 로스엔젤레스 보안관실은 트위터로 “소 몇마리가 비벌리 대로와 더피 거리에 풀어져 있으니 이 지역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재탈출한 소 3마리 중 2마리는 각각 비벌리 대로와 로즈미드 대로에서 붙잡혔다. 하지만 나머지 1마리는 현재까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획된 소들은 이날 오후 11시쯤 도축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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