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7일 이른바 ‘윤석열 X파일’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연일 비판하고 있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윤석열이 타격을 입으면 자신한테 이익이 온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홍 의원은 “바른 길이라고 판단되면 그냥 직진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맞받았다.
원 지사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준표 의원도 보수의 맏아들이라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여권의 이간계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며 “사찰 비판은 하지 않고 검증을 이야기하는 것은 여권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홍 의원이 ‘윤석열 X파일’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 견제를 이어가는 데 대한 지적이다. 홍 의원은 전날 SNS에 “대선에서 후보 검증의 가장 치명적 요소는 국민 감정이다. 어떤 논리나 법 이론으로도 넘어설 수 없다”며 “무슨 내용이 X파일에 있는지 모르나, 그것이 과연 국민 감정에 어떻게 작용할지 여부가 후보의 정치적 성공 여부를 결정 짓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홍 의원은 또 지난 25일에 라디오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을 ‘신상품’에 비유하며 “신상품이 배송되면 훑어보고 흠집이 있으면 반품하지 않는가”라며 “그게 소위 국민적 검증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24일에는 “검찰총장이라는 법의 상징에 있었던 분이 등판도 하기 전에 20가지 정도의 비리 의혹이나 추문에 휩싸여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홍 의원에게 정권 교체를 위해 ‘내부 총질’을 삼가달라고 요구했다. 원 지사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이간계 공격에 원팀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로지 정권 교체를 위해서다”라며 “단체전은 조직력이 승패를 가른다. 혼자 튀겠다고 개인기에 집착하면 조직력이 무너지고 팀은 패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야권 후보 어느 누구도 내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 제일의 목표가 되면 안 된다”며 “첫째도 정권 교체, 둘째도 정권 교체, 셋째도 정권 교체가 제일의 목표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SNS에 원 지사의 비판 글에 대한 반박 글을 올려 “나는 잘못된 것을 보고는 피아를 막론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고 한순간 비난을 받더라도 그 비난이 두려워 움츠리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홍 의원은 “이, 불리를 따져 가면서 정치하지 않았다”며 “정치적 쟁점을 피해 가는 정치는 비겁한 정치”라고 되레 원 지사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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