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더러워야 좋다" 기생충 키우며 면역 연구한 日교수 타계

2004년 자신의 몸에 있던 기생충 표본을 들어보이는 후지타 명예교수. /교도연합뉴스

"적당하게 더러운 것이 건강에 좋다."

기존 상식을 뒤엎는 주장을 펼쳤던 일본 기생충학자 후지타 고이치로(藤田紘一郞) 도쿄의과치과대(東京?科?科大) 명예교수가 향년 81세로 세상을 떠났다.

28일 요미우리신문,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후지타 교수는 지난달 14일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대 의과치과대를 졸업한 뒤 정형외과 의국에서 근무할 때 아마미(奄美)·오키나와(沖繩) 열도에 사상충(filaria) 조사를 하러 간 걸 계기로 기생충학을 연구했다.



그는 '지나친 청결은 질병'이라며 전공인 기생충학, 열대 의학, 감염 면역학의 관점에서 일본인의 지나친 깨끗함이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트린다고 경고했다.

후지타 교수는 특히 일본인들이 기생충을 너무 많이 박멸해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생충이나 세균과 공생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자신의 뱃속에 조충(촌충)을 15년간 기생시켜며 면역 연구를 한 바 있다.

그는 '웃는 회충-기생충 박사 분투기'(1994), '하늘을 나는 기생충'(1996), '청결은 질병이다'(1999), '뇌는 바보, 장은 똑똑-장을 단련하자 머리가 좋아졌다'(2012) 등의 저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