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30년까지 해운 매출액을 7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위기를 맞은 해운업이 다시 회복세에 들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29일 부산항 신항에서 열린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식’에 참석해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와 함께 선박과 항만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와 ‘디지털화’를 해운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2030년까지 15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 컨테이너 선복량을 확보해 해운 매출액을 7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세계 해운산업 리더 국가로 도약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 기념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식’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산시민 여러분, 해운·조선산업 관계자 여러분. 부산항은 세계 2위, 동북아 최대의 환적항으로 전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75%가 이곳을 오갑니다.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는 해운의 심장부로 우리 무역과 경제를 이끌어왔습니다. 지금도 역대 최고의 수출을 뒷받침하며,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해운업 재건’에 시동을 건 지 3년,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과 HMM이 신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계기로 우리 해운업이 기적같이 살아났습니다. 지난해 첫 출항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호’를 시작으로 만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해운 강국의 자존심을 다시 찾았습니다.
오늘 출항하는 ‘한울 호’는 한국 해운업의 화려한 부활을 완성하는 HMM의 신규 발주 스무 척의 마지막 선박입니다. ‘한울 호’ 출항과 함께 해운업 재건의 성과와 해운 선도국가를 향한 비전을 국민들께 보고드리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국민 여러분. 4년 전, 우리 정부 출범 직전 세계 7위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의 파산은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한진해운 물동량 대부분이 외국 선사로 넘어가 우리 해운산업 매출액이 10조 원 이상 줄었습니다. 항만, 조선·기자재, 금융·보험업 등 전후방 산업에서 무려 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수출기업들도 수출 물류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한국 해운업의 신뢰가 떨어지고, 40년간 세계 168개 항구에 깔았던 물류망이 사라진 것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손실이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하고, 총 6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최대 국적선사가 된 HMM은 2만4천TEU급과 만6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신규 발주했습니다.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가입과 함께 내린 과감한 결단이었습니다.
혁신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HMM은 지난해 1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려 10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올해는 1분기에만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해양진흥공사의 지원으로 중소·중견 선사들의 경영도 안정화되면서 올해 해운 매출액은 한진해운 파산 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위기를 함께 극복하며 상생의 힘은 더욱 커졌습니다. 선주-화주 간 협력으로 올해 크게 늘어난 수출 물량의 운송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국적선사 이용률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지난 3년간 국적선사가 발주한 126척의 배가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되면서 어려움에 처했던 조선업도 함께 살아났습니다.
지난해에 선박 부족으로 운임이 급등하는 사태 속에서 수출 물류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미리 확보한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해운사와 조선업계, 정책금융기관과 해양진흥공사를 포함하여 부산시와 경남도, 부산항만공사가 함께 이룬 성과입니다. 해운 재건에 힘을 모아준 모든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해운·조선산업 관계자 여러분, 이제 우리는 더 큰 도전에 나설 것입니다.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와 함께 선박과 항만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와 ‘디지털화’를 해운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입니다. 정부가 앞장서겠습니다. 2030년까지 150만TEU 이상의 컨테이너 선복량을 확보하여 해운 매출액을 7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세계 해운산업 리더 국가로 도약을 이끌겠습니다.
첫째, 컨테이너 선박 ‘대형화’에 따른 경쟁력을 갖추겠습니다. 남미, 아프리카까지 노선을 넓히고, 미국 서안 등 글로벌 거점 터미널을 확대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HMM의 만3천TEU급 컨테이너 선박 12척의 추가 확보를 지원하겠습니다. 항만-공항-철도를 연계하는 물류 서비스로 해운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
해양진흥공사의 역량도 더욱 높이겠습니다. 합리적 가격으로 선박을 임대하는 ‘한국형 선주사업’을 도입하고, 컨테이너박스 리스 사업을 확대해 선사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해운-조선 간, 선주-화주 간 협력의 힘을 더욱 키워 서로의 성장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습니다.
둘째, 가속화되고 있는 선박의 ‘친환경화’와 ‘디지털화’를 우리의 기회로 만들겠습니다.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에 2,500억 원을 투자하여 저탄소 선박에 이어 2050년까지 무탄소 선박을 상용화하고, 세계 친환경 해운시장을 주도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미 조선산업에서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해운물류 시스템 도입에도 속도를 내겠습니다. 광양항을 시작으로 부산신항, 진해신항 등 신규 항만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스마트 항만의 모범을 만들겠습니다.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여 2030년까지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의 50%를 선점할 계획입니다. 단기 과제로 해운 운임 상승으로 인한 수출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주력 수출 항로에 임시선박을 긴급히 투입하겠습니다. 특히 중소 화주의 전용선적 공간을 더욱 늘려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산시민 여러분, 해운·조선산업 관계자 여러분. 부산항은 미래로 열려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이 완공되고, 언젠가 부산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대륙철도로 연결된다면, 부산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계 물류 거점도시가 될 것이며, 동북아의 핵심 항만으로서 부산항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오늘 부산항에서 ‘한울 호’의 뱃고동 소리와 함께 해운 선도국가 ‘대한민국 호’가 힘차게 출발합니다. 전 세계 크고 작은 항구에 태극기가 휘날릴 것입니다. 조선산업도 함께하며 대한민국이 만든 선박들이 바다를 누빌 것입니다. 파도를 넘으며 대한민국은 더욱 힘차게 도약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한울 호’ 출항을 축하하며, 무사 항해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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