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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혈세로 운영하는 국책硏, 정부 홍보기관으로 전락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오는 7월 6~7일 서울에서 ‘인클루시브 코리아 2021 국제 콘퍼런스’ 행사를 주관한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 설계자인 홍장표 KDI 원장이 지난 5월 27일 취임한 뒤 처음으로 참여하는 대외 행사다. 주최자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소다. 이번 행사는 지난 4년간의 국정 운영 성과를 종합 평가하고 도약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게 KDI와 주최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포용 사회와 복지를 확장한 정부 △한국판 뉴딜과 미래를 여는 정부 △공정 사회와 권력을 개혁한 정부 등 세부 행사 내용을 보면 소득 주도 성장 등 현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는 자리임을 짐작할 수 있다. 홍 원장이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내며 주도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자영업자 몰락과 일자리 쇼크 등을 낳아 이미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조차 “최저임금을 너무 급히 인상한 것이 잘못이라는 게 드러났다”며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그런데도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KDI가 실패한 정책을 정부의 업적으로 자화자찬하는 행사를 주관하려 하고 있으니 정권 홍보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 위기를 돌파하고 글로벌 산업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백신 구입 등으로 공공 지출이 늘어난 덕분에 전체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늘었지만 제조업·서비스업·건설업 생산이 모두 줄었다. 소비도 1.8% 감소했다. 제대로 된 국책 연구 기관이라면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 개혁 방안을 고민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는 데 연구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경제 성과는 국책 연구소를 동원해 자랑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정부와 홍 원장은 이런 점을 잊지 말고 KDI의 정권 홍보 이용을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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