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서부 사막 지역에 약 119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다는 내용의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중 갈등이 핵탄두 ICBM 확대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월 30일(현지 시간)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가 상업위성사진을 통해 중국 북서부 간쑤성 위먼시 인근 사막 지대에 건설 중인 ICBM용 격납고 119개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각 격납고는 2마일(3.2㎞) 정도씩 떨어져 격자무늬 형태로 수백 제곱마일 규모의 지대에 펼쳐져 있다. 다수의 격납고는 대형 돔 모양의 커버로 숨겨져 있고, 커버가 없는 곳에는 건설 인력이 원형의 구덩이를 파는 모습이 나타났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해당 격납고가 중국의 신형 ICBM 둥펑(DF)-41용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DF-41은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사거리 9,300마일의 ICBM으로 미국 본토가 사정거리에 들어갈 수 있다.
루이스 소장은 “주요 굴착 작업은 올해 초 시작됐으나 준비가 몇 달간 진행됐을 수 있다”면서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건설 중인 격납고와 합치면 총 145곳”이라고 전했다.
WP는 이번 격납고 건설이 중국 핵 능력의 상당한 확대를 시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50∼350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관측되는데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를 합친 규모(1만 1,000개)와는 차이가 크다. 그러나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핵무기 확대에 공개적으로 경고음을 내며 예의 주시해왔다. 중국은 그럼에도 미국 및 러시아와의 핵군축 논의에 동참을 거부하며 핵 역량 확대에 주력해왔다.
이번에 포착된 격납고가 ‘유인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다. 격납고 숫자보다 작은 규모의 핵무기를 숨겨놓고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하는 ‘셸 게임(shell game)’ 가능성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역시 냉전 시기에 소련의 위치 파악을 막기 위해 그물망 같은 격납고에 ICBM을 이동시키는 계획을 추진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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