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일 북한이 전날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중대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 있어야할 군량미가 제 양만큼 있지 못한 상황이 생긴 것 같다”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사진을 보면 대단히 흥분되어 있고 격앙되어 있다. 북한에서 다른 간부들과 주민들도 알 수 있는 일반적인 일을 김정은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 이때가 되면 보릿고개철이다. 북한이 이를 넘기는 방도는 군량미를 주민들에게 주고 수확철에 나온 쌀을 채워넣는 방식”이라며 “이번에 김정은이 창고를 열어보니 있어야 할 양보다 적었다든지 아니면 식량 사정이 급해서 군대가 이미 거기에 있는 식량을 다 꺼내서 사용해 그만한 양의 식량이 없지 않았는가 유추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전날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책임간부들이 세계적인 보건 위기에 대비한 국가비상방역대책을 세울 때 당의 중요 결정을 태공(태업)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켰다”고 질타했다. 이 회의에서는 일부 책임간부들의 직무태만 행위가 상세히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 의원은 “(코로나19에) 장기전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김정은이 연초부터 강조했다”며 “(보릿고개에 군량미를 사용하는 것은) 체제상 가지고 있었던 고질적인 폐단인데 김정은한테는 그런 사정을 이야기 안 했더니 큰일이 난 것”이라 분석했다.
한편 태 의원은 북한의 대외전략과 관련해 “북한은 지금 대화와 대결 ‘투 트랙’을 다 열어놓고 있다”며 “간보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변수가 될 수 있는 건 8월 한미연합훈련”이라며 “북한이 보기에도 대폭 축소된 훈련 모습을 한미가 보일지 아니면 증강된 훈련 모습을 보일지를 보고 북한이 다음 단계의 행동 방향을 판단할 것”이라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