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를 하는 세 사람이 있다. 길고 좁은 널판 양 끝을 두 남자가 어깨로 받치면, 여자 멤버는 그 위에서 3회전 공중 돌기를 해 낸다. 세 사람 사이의 신뢰와 공감, 호흡이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곧바로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들의 아슬아슬한 도전은 어떻게 될까.
한국인 어머니를 둔 프랑스 작가 엘리자 수아 뒤사팽이 세 번째 장편 소설을 냈다. 전작 ‘속초에서의 겨울(2016)’과 ‘파친코 구슬(2018)’에서 각각 한국과 일본을 이야기 배경으로 삼았던 작가의 시선이 이번에는 러시아의 동쪽 끝,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작가는 한국인, 일본인, 러시아인이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 공중 곡예사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며 삶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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