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청와대는 당초 박 총장 임명을 돌연 보류했으나 추가 검증 결과 그대로 임명해도 괜찮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박 총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박 총장의 임기 시작일과 임명식은 7월2일”이라고 알렸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부겸 국추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박 총장 임명안을 안건으로 상정, 원안 의결했다.
애초 정부는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박 총장 임명안을 임시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1일 임시국무회의는 정부가 33조 원 규모로 편성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소집한 자리였다.
그러나 청와대는 전날 기존 입장을 바꿔 박 총장 임명안을 임시국무회의에 상정했다. 최근 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3개월 만에 물러나는 등 인사 검증 시스템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늘어나면서 논란을 조기 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28일 박 내정자의 인선을 발표하면서 29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정식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9일 국무회의에서는 박 내정자 임명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같은 날 예정됐던 공군참모총장 취임식도 취소됐다. 내정 발표 하루 만에 국무회의 상정이 유보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부실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박 내정자가 2019년 5~12월 공군사관학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발생한 일부 학내 이슈 등과 얽혀 추가 검증을 받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공사 교수 2명이 현역 소령인 교수를 감금하고 협박했다는 의혹 등이다. 해당 피해자는 최근 국방부 검찰단에 박 내정자 등의 직무 유기 혐의를 주장하며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