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던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 형제가 1일(현지시간) 켄싱턴궁 성큰 가든(Sunken Garden)에 설치된 다이애나비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이날은 다이애나비의 생일로, 그의 탄생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두 형제는 성명을 통해 일찍 세상을 뜬 어머니 다이애나비를 그리며 “우리 곁에 있기를 지금도 매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다이애나비가 사고로 사망했을 때 이들은 각각 15세, 12세였다. 형제는 “어머니의 사랑, 강인함, 성격을 기억한다”며 “이 동상이 영원히 어머니의 삶과 유산의 상징으로 여겨지길 바라고, 어머니를 기억해주는 세계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불화 중인 이들 형제가 만나는 것은 4월 할아버지 필립공 장례식 이후 처음이다. 미국에 머무는 해리 왕자는 제막식 일정에 맞춰 영국에 와서 자가격리를 했다. 제막식은 이들 형제와 다이애나비의 형제 등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히 열렸고, 공개 발언도 없었다. 두 형제는 이날이 깨진 형제 관계에 관한 날이 아니라 어머니와 그 유산의 날이 되기를 원한다고 BBC는 전했다.
앞서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지난 2017년 모친의 사망 20주년을 기리고 그가 미친 긍정적 영향을 알리기 위해 동상 제작을 의뢰한 바 있다. 제작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동전 이미지를 만든 조각가 이안 랭크-브래들리가 맡았다. 이후 형제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일정이 지연됐다.
이날 공개된 다이애나비 동상은 아이 3명에게 둘러싸인 모습이다. 다만 세번째 아이는 가려져 있어서 앞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동상은 그녀의 따뜻함과 우아함, 열정을 보여준다고 켄싱턴궁은 밝혔다.
동상이 설치된 켄싱턴궁 성큰 가든은 다이애나비가 궁궐에 살았던 16년 간 좋아하고 자주 찾았던 장소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부터 정원사 5명이 1,000시간을 들여 성큰 가든의 꽃 4,000 송이를 심고 다시 꾸몄고, 이 중엔 다이애나비가 가장 좋아한 물망초 100송이와 라벤더 500송이, 장미 200송이, 튤립 300송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애나비를 그리워하는 이들은 이날 켄싱턴궁 밖에 모여서 사진을 찍고 다이애나비의 탄생 60주년을 기리기도 했다. 다이애나비 동상은 2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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