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아프간에서 본격적으로 철수하면서 탈레반 반군이 행정 구역 4분의 1 이상을 장악했다는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외교부가 아프간 재외국민에게 늦어도 7월 말까지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외교부 당국자가 5일 기자들과 만나 “외교부 안전점검단이 지난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아프간을 방문했고, 체류 중인 재외국민 면담 후 다시 한 번 현지에서 조속히 철수할 것을 요청했다”며 “(남아있는) 재외국민 일부가 철수 시기를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프간에서) 체류 허가를 받은 분들은 그 기간 내에 철수하도록 조치하고, 그 기간을 넘기면 (여권법에 따른) 고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기준 아프간의 421개 행정 구역 가운데 100곳 이상이 탈레반 반군에게 넘어갔다. 현재도 탈레반 점령 지역은 아프간 서부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당국자는 아프간 내 상황에 대해 “지역을 중심으로 탈레발 세력이 확장 중이지만 카불 시내 등은 안정적”이라며 “탈레반이 갑자기 수도로 몰려들어 공격할지는 모르겠으나 충분히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월 전까지 완전 철수를 예고한 바 있다. 미군은 지난 2일 실질적인 전투병력인 바그람 기지에서 완전히 철수한 상황이고, 650명의 병력만 카불 지역의 미국 대사관을 지키기 위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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