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6일 "동네북 신세가 어딜 가지 않는다"며 "비틀거릴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예비경선을 앞두고 당내 경쟁자들의 집중 공격을 받는 데 대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이날 저녁 예비경선 3차 TV토론회를 앞두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도 여기저기 참 많이 두들겨 맞는다. 여전히 아프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 생각한다. 더 채우고 노력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소년공 시절과 검정고시 통과, 변호사 활동 등 인생 역정을 돌이키며 "성남시장으로서의 하루하루도 제법 커버린 동네북이었다. 허위와 왜곡이 법의 옷을 입고 무차별적으로 두들기던 경기도지사 시절도 마찬가지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동네북 인생이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억울한 일이 생기면 도움을 구하려고 동네북을 두드려 왔다. 기쁜 일이 생겨도 동네북 두들기며 함께 춤추고 흥을 나눈다. 사는 게 답답할 때 막힌 속을 풀려고 두드리기도 한다"며 "동네북 역할을 기쁘게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하는 사람의 숙명과도 같은 역할일 것이다. 피하지 못할 테니 기쁘게 즐기겠다"면서도 "대신 너무 아프게만 두드리지 말고, 때로 좀 따뜻하게 보듬어도 달라"고 했다.
이 지사는 연이어 올린 다른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전날 자신의 기본소득 정책 언급을 저격한 박용진 의원을 거론하며 "짜장면이 좋다는 말이 짬뽕이 싫다는 뜻인가"라고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이 예산조정으로 가능하다고 답했더니, '문재인 정부가 연 25조씩 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얘기냐'라고 하셨다"며 "이런 걸 흑백논리라고 한다. 극단적 대결논리"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공약이행률 90%가 넘는 저를 말 바꾸기 정치인으로 억지스럽게 몰아가려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이후 탈당한 적도, 당적을 바꿔본 적도 없으며 지킬 생각이 없는 공약을 하거나 말로만 끝내본 적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박용진 의원이 과거 민주노동당에 몸담았다가 탈당하는 등 과정을 거쳐 민주당에 들어온 점을 우회 지적하면서 자신이야말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켜왔다고 항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오전에는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로부터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한 전날 자신의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발언 논란에 대해 질문받자 "앞으로는 그런 질문을 하지 말고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보라"고 웃으며 답했다. 해당 의혹은 2018년 아주대병원 신체 검증을 거쳐 검찰 불기소 처분을 받아 이미 해소됐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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