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야외 음악 페스티벌 관객 8,000여명을 대상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피씨엘(241820)(PCL)의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연구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은 해당 업체의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26∼27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1'(뷰민라) 주최 측이 입장 관객을 대상으로 피씨엘(PCL)의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를 활용해 자가검사를 하도록 한 사실을 인지해 조사 중이며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이 페스티벌에 활용된 진단기기는 피씨엘의 'PCL COVID Ag Gold'다. 제품은 오스트리아, 독일, 파키스탄, 모로코 등에서는 자가검사용 허가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개인 사용이 불가하다. 이 키트는 전문가들이 의료기관이나 선별진료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도로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피씨엘 측은 페스티벌 현장에서 미허가 제품이 쓰인 건 맞지만, 감염 의심자 선별 목적이 아니라 사용자의 편의성을 조사하는 연구인 '사용자적합성평가'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제품 성능시험을 시행하는 기관의 윤리위원회(IRB) 승인을 받고 검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는 "성능 평가가 아닌 정식허가 신청을 위한 사용자적합성 평가다"며 "사용자적합성평가를 이런식으로 하는 경우가 없다고 지적하는데 자가진단키트가 이번에 처음 나온거니까 당연히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키트가 타사 제품에 비해 훨씬 편하다는걸 증명하려고 8,000명 대상 동의서 받아서 진행했다"며 "(성능평가용이 아니라서) 양성 음성 여부는 평가 대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틀간 이 진단키트로 '양성' 판정을 받은 관객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허가 자가검사키트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검토에 착수해 해당 업체를 조사했다"며 "현재 추가로 조사하고 있으며 법 위반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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