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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지는 성장 피크론…美10년 국채 연 1.4% 아래로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1.4% 밑으로 내려왔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생각보다 나빴던 서비스업 지표에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하락하고 나스닥은 오르면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1.351%까지 내려가면서 나스닥의 상승을 도왔는데요. 월가에서는 미국의 성장이 피크를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시장의 분위기를 짚어보겠습니다.

핌코, 팬더믹·정책·성장 모두 피크…30년 만기 채권도 2% 깨져


세계 최대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지금의 상황을 “팬더믹(세계적 대유행)과 재정·통화정책 지원, 성장률이 최고점(피크)”이라고 봤습니다. 미국을 보면 코로나19 백신접종 확대에 신규 확진자가 대폭 감소했고 완전 경제활동 재개 수준으로 가고 있는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지원도 서서히 줄어드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게 핌코의 판단입니다. 실제 연준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추가 실업급여 지급도 9월 중 종료될 예정인데요. 바이든 정부가 인프라 투자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때만큼의 대규모 돈풀기는 앞으로는 어렵다는 겁니다. 캐나다와 영국 등 주요 중앙은행도 테이퍼링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는데요.

세계최대 채권투자운용사인 핌코. /핌코


기저효과도 후반기로 갈수록 사라집니다. 이 때문에 핌코는 “올 2분기에 미국과 영국, 캐나다, 중국 등이 최대성장률을 찍고 유럽연합(EU)과 일본은 각각 3분기와 4분기에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정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이어지는데요. 핌코는 미국은 2분기 근원 인플레이션이 4%가량으로 피크를 기록한 뒤 연말에는 3.5%로 하락하고 내년에는 2.3%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이를 정리하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성장률이 최고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계속해서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지만 그 정도가 둔화하는 것이죠.

물론 이같은 전망은 수차례 제기됐고 연준이나 투자은행(IB) 보고서를 통해 익히 알려진 내용입니다. 그런데 실제 경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가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날 시장이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입니다.

실제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0.1로 전달의 64.0보다 낮아졌습니다. 시장 예상치 63.3을 밑돌았는데요. 이날 10년 물 국채금리가 연 1.4%를 하향 돌파해 1.351%까지 내려간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옵니다.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2% 벽이 깨졌는데요.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2월 이후 처음으로 다시 2% 밑으로 내려갔다”며 “ISM 서비스지표가 실망스러웠던 것이 이유”라고 전했습니다.

일시적 인플레는 성장도 일시적이라는 뜻…테이퍼링은 지속 추진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어쨌든 하반기 이후 시간이 갈수록 상승률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56개 IB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평균 예상치가 올해가 2.5%, 내년이 2.2%인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는 기저효과가 소멸되고 반도체 부족 같은 일시적 공급제약 요인이 완화하면서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이런 전망의 대표 주자가 연준입니다. 그런데 이 말대로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면 결국 성장도 일시적이라는 뜻이 됩니다. 슈왑의 최고 채권 전략가인 케시 존스는 “(오늘의 시장상황은) 인플레가 일시적일뿐만 아니라 성장 역시 어느 정도는 일시적일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면 성장도 일시적이라는 뜻이 된다. 월가 내부에서는 이제 성장의 피크가 지났다는 얘기가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장의 우려는 여러 지표가 쌓이면서 점점 더 커지는 듯합니다. 앞서 6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이 5.9%로 0.1%포인트 되레 올라갔죠. 시장 전망치(5.6%)도 웃돌았습니다. 여전히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수치로만 보면 몇 십년 만에 기념비적인 성과를 내겠지만 이제 내리막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확산하는 델타변이도 경기회복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위험 요인입니다.

하지만 테이퍼링과 긴축 논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정했듯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은 사실이고 향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점이 드러날 경우를 대비해 정책여력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기 때문인데요. 핌코는 연준이 올 12월에 자산매입을 축소하고 내년 3분기까지 자산매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연말 S&P500 4,300 전망


앞서 설명드렸지만 미국 경기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여전히 계속 성장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아두는 게 중요합니다. 델타변이를 비롯해 각종 리스크가 많기 때문에 하반기 상황을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이대로라면 테이퍼링을 12월께 시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채시장의 가장 큰 손은 연준입니다. 매달 국채 800억 달러, 모기지담보부증권(MBS) 400억 달러를 사들이고 있는데요. 테이퍼링이 시작돼 국채수요가 줄어들면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JP모건 같은 곳은 연말까지 1.9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국채금리 상승은 증시에는 나쁜 소식입니다.

미국 증시의 리스크 요인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면 지금의 논의가 어그러질 수 있습니다. 유가 문제도 있고 갈수록 리스크 요인이 많아지고 복잡해지고 있어 시장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이날 S&P500이 올해 연말 4,300 수준에서 마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4,343으로 마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40포인트가량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경기정점 논의와 별도로 향후 연준의 움직임은 7일 나올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좀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 미국 주식 전략가인 마이클 윌슨은 “미국 경제가 호황이지만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고 시장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불확실한 것은 이 같은 성장이 어떤 대가를 치를 것이냐는 점”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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