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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 아기 숨지게 해놓고…아빠에 뒤집어씌운 미얀마 군부

오토바이 타고 병원 찾던 가족 들이받더니

"여기 딸이 있다" 호소도 무시한 채 폭행

군부, 비난 커지자 신호위반·음주운전 몰아

'아기 사망사건' SNS·현지 매체 통해 확산

딴소 아웅과 아내 난다, 그릭 그들의 딸. /사진=미얀마 나우




미얀마 군경 때문에 생후 14개월 된 딸을 잃은 아빠가 오히려 범인으로 몰려 최대 7년의 징역형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 6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최근 생후 14개월 아기 사망 사건과 관련, 아기의 아빠인 딴 소 아웅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미얀마 샨주 지역에 거주하는 아웅은 지난달 19일 오후 9시가 넘어 설사 증세를 보이는 딸을 팔에 안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문을 연 병원을 찾다가 주변을 순찰 중이던 군경 차 3대와 마주쳤다. 아웅은 자신을 향해 거꾸로 달려오는 경찰차를 피하려다 뒤에서 오던 차에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딸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웅은 오토바이에서 떨어진 뒤 군경에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여기 딸이 있다”고 외쳤지만 군경의 폭력은 계속돼 딸을 되찾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14개월 된 딸은 결국 몇 시간 후 세상을 떠났다.

생후 14개월 아기의 사망 사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 현지 매체를 통해 널리 퍼졌다. 군경 폭력으로 숨진 아이 중 가장 어린 피해자 축에 속한다는 점도 군경에 대한 비난을 더 키웠다. 그러자 군경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아웅이 정지 신호를 어기고 오토바이를 그대로 몰고 가다 다른 차와 부딪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웅을 음주운전으로 인한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아웅은 부인과 함께 딸의 시신을 화장한 뒤 유해를 강에 뿌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경찰 소환장을 받았다. 부부는 딸의 명복을 빌도록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같은 군경의 기소에 아내 난다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해 고된 일을 하고 돌아와 곤히 자던 남편을 깨웠다"며 군부의 음주운전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난다는 “딸을 잃고 남편까지 교도소에 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며 “남편이 빨리 석방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나우는 이번 사건이 군경 폭력으로 어린이와 미성년자들까지 희생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쿠데타 시작 이후 18세 이하 미성년자 60명 이상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이번 경우처럼 반군부 시위에도 참여하지 않은 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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