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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2%대 美국채, 금리하락 4가지 이유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 국채금리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월가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현지 시간) 미 증시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1.2%대 후반까지 떨어진 가운데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34% 뛰면서 또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날 월가는 국채금리 움직임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1.3%대로 다시 올라서긴 했지만 전날에 이어 눈에 띄는 금리하락세가 나타났기 때문인에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국채금리 동향에 대해 알아봤지만 이날 시장의 분위기를 다시 한번 자세히 짚어보고 미국 증시에 대한 블랙록의 전망 변화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투자자들 경제 리스크 재평가”…대만 우려에 美국채 수요 증가?


조지 곤캘브스 MUFG증권의 미국 거시전략 헤드는 이날 국채금리 움직임에 대해 “이것은 경각심을 크게 일깨워 준다”며 “국채의 경우 다양한 투자자가 있지만 10년물 금리가 2%에 도달하기 전에 1.2%로 내려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월가도 예상치 못했던 겁니다.

국채금리 하락의 이유는 크게 4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① 경기가 피크를 지났다는 우려

② 채권투자 재조정 및 숏커버링(반대매매를 통한 청산)

③ 해외 외국인 수요 증가

④ 독일 등 유럽 국채금리 하락

전날에 이어 이날도 월가에서는 국채금리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은 투자자들이 경제가 피크를 지났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짐 카론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시장은 (경기가) 피크를 지났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에반 브라운 UBS 에셋매니지먼트 헤드는 “여러 기술적 요인이 있겠지만 투자자들이 경기에 대해 재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델타변이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개인저축이 소비로 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연일 국채금리가 하락한 것은 경기가 피크를 지난 것 아니냐는 우려 외에 해외수요와 숏포지션 청산, 독일 국채금리 하락 등이 얽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기에 해외 수요와 숏(매도) 포지션 청산 같은 요소도 섞여 있다는 게 월가의 시각입니다. 앞서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국채를 사들이려는 해외수요가 늘고 있다는 얘기는 수차례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지금은 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또다른 측면에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1차로 독일의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한때 0.170%로 지난 4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미 국채 매력을 높입니다.

CNBC의 간판 앵커인 짐 크레이머는 이날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대만 위기에 미 국채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한다”고 얘기했는데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을 겨냥해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릴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뉴욕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금지했습니다.

대만에 대한 우려가 실제로 미 국채수요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워싱턴에서는 대만위기에 대한 얘기가 많이 흘러나오긴 합니다.



“결국 오르겠지만 금리하락 당분간 이어질 수도 있어”


기술적 요인도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금리가 오를 줄 알고 숏 포지션을 설정했던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하락(채권가격 상승)하자 이를 청산하면서 매수세가 늘어났다는 것이죠. 곤캘브스 MUFG증권 헤드는 “투자자들이 지난달 수익률이 1.6%에서 1.5%, 1.4%로 떨어질 때까지 계속 버텼다”며 “이제 숏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국채를 사들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수요증가는 금리하락을 부추기게 됩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인플레 우려에 숏 포지션에 투자자들이 몰렸다가 물가상승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숏 포지션을 많이 청산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숏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나온 연준의 6월 FOMC 의사록은 크게 주목할 만한 부분은 없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요한 것은 결국 금리가 오르겠지만 일정 기간 금리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고 이 경우 국채시장의 가장 큰 손인 연준의 수요가 줄어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블랙록도 “채권수익률이 다시 한번 오를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 같은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MUFG증권은 곧 금리하락이 멈출 것이라고 보면서도 연말 10년물 국채금리 전망치를 1.875%에서 1.75%로 낮췄는데요.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링겐 미국 금리전략 헤드는 “만약 10년물 금리가 1.25%에 도달한다면 (이를) 멈출 수 있는 게 없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CNBC는 “10년물 국채금리가 놀라울 정도로 낮은 범위로 떨어졌다”며 “국채금리의 갑작스러운 하락이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블랙록 "피크 지나 美증시 비중 축소”…6월 FOMC 인플레에 놀라


이날 나온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테이퍼링에 대한 좀 더 진전된 힌트를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금리가 상승할 요인을 하나 던 셈인에요. CNBC는 “의사록은 긴축에 관한 한 인내심을 가지려는 톤을 유지했다”며 “일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통화정책 변경을 서두를 필요가 없고 어떤 변화에 대해서도 잘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각은 약간 달랐습니다. WSJ는 “의사록을 보면 연준은 테이퍼링을 시작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도 “회의록은 참석자들이 예상보다 강한 물가압력에 얼마나 놀랐는지를 보여주며 인플레이션 위험과 생각보다 빠른 경제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하다면 자산매입속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인데 CNBC는 별다는 내용이 없고 함의도 없다고 본 반면 WSJ는 테이퍼링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블랙록은 미국 증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지만 이날 애플은 1.8% 상승했다. /연합뉴스


흥미로운 건 블랙록의 미국 증시 투자비중 축소입니다. 블랙록은 이날 “미국의 경제재개에 따른 장점이 정점에 다다르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최선의 투자기회를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며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습니다.

블랙록은 이제 정점으로 올라올 유럽, 일본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세금인상과 더 많은 규제 리스크가 본격화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CNBC는 “블랙록의 평가는 월스트리트에 공포감을 더한다”고 밝혔는데요.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죠.

다만, 미국 증시 내에서도 기술주는 별개로 모든 이들이 많습니다. 이날도 애플은 1.8% 상승했는데요. 한때 순환주 쏠림이 지속하다가 최근에는 다시 기술주로 투자자가 몰리는 경향을 보였죠.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시장의 변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생각할 것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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