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가 세계 경제 회복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야간 통행 금지, 실내 수용 인원 제한 등 소비 활동에 타격을 주는 방역 조치가 재도입되면서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특정 국가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백신 접종률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머티어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새로운 발병은 경제 회복을 방해하는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새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도, 백신에 내성이 있는 변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분배가 필요하다며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기부하는 것은 선진국의 이익과 관련한 문제”라고 말했다. 경제 회복을 가로막을 변이 출현을 막기 위해서는 세계 모든 국가가 하루빨리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하기 때문에, 선진국의 백신 기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글로벌 성장을 위협하는 최대 위험은 코로나19에 대한 싸움에서 너무 일찍 승리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이외에 나머지 나라들이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 경제 성장에 역풍(headwind)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한 것도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미국의 (코로나19 관련) 뉴스는 꽤 긍정적이었지만 글로벌 뉴스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며 “시장이 바로 이런 것들에 반응하고 있어 (국채)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승리를 거뒀다고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연준이 통화정책에서 아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의 환경으로 이동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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