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을 주기적으로 체크하지 않아 결국 만성 신장 질환 등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사례가 적지 않지요. 집에서도 매일 소변검사가 가능한 건강관리 도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생활 건강 솔루션 스타트업 옐로시스의 탁유경(40·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병원 수준의 소변검사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곧바로 알려주는 자동 검사 기기로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옐로시스가 개발한 홈 소변검사 기기 ‘심(CYM702)’은 양변기에 얹어 설치하는 시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돼 있다. 시트 아래에는 자동 채뇨·측정 장치가 달려 있다. 이 기기로 산성도(pH), 포도당, 잠혈(오줌에 섞여 있는 혈액), 단백뇨, 케톤뇨(체지방 분해지표인 케톤체가 포함된 오줌) 등 5가지를 분석한다. 사용자가 시트 버튼을 누르면 시약 검사지가 달린 채뇨 막대가 180도 회전하며 소변 검체 채취 후 시약 색깔 변화를 측정해 1분 만에 앱으로 결과를 알려주는 원리다. 5가지 시약이 찍힌 검사지는 자동 장착·폐기된다.
탁 대표는 “소변검사 정확도는 보통 병원 건강검진 때 검사 수준”이라며 “브랜드의 숫자 ‘7’이 소변검사 측정의 최적 시간인 아침 7시를 의미하듯 집에서도 쉽게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 개발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기기는 이르면 연말 출시할 예정으로 현재 사용성 테스트를 하고 있다. 그는 “앱으로 5가지 항목 수치와 함께 정상·주의·경고·위험 등 단계별 표시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당뇨 전 단계 진단을 받은 사람처럼 대사 질환 예비 위험군이 만성이나 중증으로 가지 않도록 수치가 높을 경우 병원 진료를 권유하는 안내 기능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로시스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을 통해 지난해 분사(스핀오프)했다. 측정·판별 알고리즘과 채뇨 회전 막대 및 측정기 등 관련 기기 기술 개발은 탁 대표와 삼성전자에서 30년 가까이 의료 기기 설계를 맡았던 이종건 현 기술이사 주도로 이뤄졌다.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 1건이 등록됐고 10건 정도 출원 중이다.
그는 “미국 등에서 배변·배뇨 데이터를 취합하는 ‘스마트 토일렛’ 개념의 유사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관련 시장은 초기 수준”이라며 “소변검사가 채혈보다 거부감이 적은 데다 자동화된 검사에 호응도가 높다는 점에서 시장 성장성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한 탁 대표는 지난 2015년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부터 C랩을 통한 창업의 꿈을 키웠다. 의료기기사업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소변을 생활 속 건강 모니터링 지표로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2019년 사내 벤처로 선정됐다.
탁 대표는 본격적인 검사 기기 출시에 앞서 올 하반기 스마트폰 앱과 소변검사 키트만으로 측정이 가능한 상품을 내놓고 소변 측정 데이터 사업에도 나서기로 했다. 그는 “해외 의료 낙후 지역에 건강 측정 기기를 제공하는 것도 중장기 목표로 잡았다”며 “소변 데이터를 통해 더 많은 건강 정보를 주는 생활 관리형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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