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2일 대선후보자 검증 문제와 관련해 “결혼하기 전에 벌어진 일을 어떻게 책임지겠냐”고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논문 검증과 관련해 결혼 전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선 후보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을 감싸면서 이 지사 부인과 관련된 ‘혜경궁김씨’ 의혹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가급적 검증은 후보자로 한정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검증은) 후보가 역량이 있느냐, 아니면 이 나라를 대표할만하냐라는 것인데 그러다 보면 후보와 관계되는 건 다 (검증)해야 된다"며 "후보의 가족, 당연히 (검증)해야하고 배우자도 해야 하지만 결혼하기 전에 아무 관계도 없는 시절은 사실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영역 아니냐"고 강조했다. 다만 "(발언의 취지가) 배우자라고 검증을 빼자는 그런 뜻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이런 입장을 두고 정치권에선 “뜻밖”이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 지사는 그동안 ‘김빠진 사이다’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여권 대선 주자들에 대한 공격은 자제했다.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도 예비경선(컷오프) 과정에서 '사이다 이재명'이 사라졌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지사는 "다른 후보들은 입장이 좀 다를 수 있다"며 "그러니까 오로지 경선이 중요한 그런 경우인데 저로선 원팀을 살려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본선에서 우리 역량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저는 (다른 후보를) 심하게 공격하면 안 된다. 손발 묶임 권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가 윤 전 총장 배우자 검증 문제에 대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혜경궁 김씨 의혹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가 도지사에 처음 출마한 2018년 친문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 등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의 주인이 이 지사 아내 김혜경씨라고 주장하며 ‘후보 사퇴’와 ‘출당’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지사가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 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며 “영부인에게 인력과 예산이 지원되는데, 이건 (이 지사의) 무슨 오지랖이냐. 쥴리는 든든한 호위무사가 생겨서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배우 김부선씨와 관련한 질문을 하자 "객관적 사실로 판단하시면 된다"고 했다. 진행자가 '객관적 사실에 접근할 방법이 없어 질문을 드린다'고 하자 "방법 다 있다. 옛날에 다(했다)"라며 "이제 그만하시죠"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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