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양승조 충남지사의 지지를 바탕으로 ‘SJK(SJ+SK) 연대’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양 지사가 “지지가 아닌 단순 덕담일 뿐”이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정 전 총리의 세 불리기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정 전 총리 캠프는 이날 양 지사가 전날 밤 자신의 지지자 40여 명과 함께 정 전 총리를 만나 지지를 약속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양 지사는 정 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정세균 후보를 돕는 것이 저를 돕는 것이고, 정세균의 승리가 충청의 승리”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강력한 SJK 연대가 시작된다”며 “양 지사가 당신의 지지자들에게 정세균 지지를 선언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양 지사 측은 공식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양 지사 측 관계자는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지지가 아니라 덕담 차원이었다”며 “양 지사는 다른 누가 찾아갔어도 똑같이 했을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 지사는 예비경선(컷오프) 후 도정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며 “정 전 총리 측이 낸 보도자료 내용은 양측이 합의한 사항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리 측은 “(양 지사가 지지 의사를 보였다는) 보도자료 내용이 팩트”라며 “양 지사의 의중을 파악해 양 지사 측과 의견 조율을 다 하고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충남도청을 방문해 양 지사와 회동했다. 본경선 개시를 앞두고 중원(충청권) 민심을 잡기 위한 만남으로 풀이된다. 본경선 주요 행사인 지역 순회 경선이 다음달 초 충청권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였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 전 총리 측은 이날 화상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경선을 위해 꾸린 ‘미래경제캠프’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공개했다. 공동 선대위원장에 이광재 의원과 김영주 의원이, 비서실장에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임명됐다. 부실장에는 정기남 전 정무실장과 권오중 전 민정실장,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이름을 올렸다. 대변인에는 전재수 의원과 조승래 의원이 임명됐다. 수행단장은 초선의 장경태 의원이 맡기로 했다. 아울러 캠프 산하에는 이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래경제위원회가 구성된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의원 캠프와 결합해 시너지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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