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미국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생명보험과 연금보험 자산 일부를 인수해 운용하기로 했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AIG의 생명보험과 연금보험 부문 지분 9.9%를 22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에 인수한다. 또 조너선 그레이 블랙스톤 회장은 AIG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블랙스톤은 “초기에는 5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6년간 자산 규모를 1,000억 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AIG가 현재 운용하는 생명보험과 연금보험 자산은 2,000억 달러 수준이다. WSJ는 “사모펀드 업체가 보험 업계의 주역이 되기 위한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최근 사모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해 보험 업계에 관심을 보여왔다. 저금리 시대에도 보험사는 자산유동화증권·항공기금융 상품 등을 판매해 회사채와 국채만으로는 얻기 힘든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AIG는 분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피터 자피노 AIG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로 생명보험과 연금보험 부문을 분리하려던 AIG가 유연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AIG는 해당 부문의 매각 계획을 발표한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다.
한편 블랙스톤의 비상장 부동산투자신탁(BREIT) 역시 AIG가 지난 수십 년간 보유해온 51억 달러 규모의 중·저소득자용 주택(어포더블하우징) 자산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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