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해변에서 멸종위기체 처한 바다표범을 건드린 신혼부부가 벌금을 물게 됐다. 하와이에서는 바다표범을 만지는 행위를 C급 중범죄로 다루며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만 달러(약 5,700만원)이하의 처벌을 할 수 있다.
14일(현지 시각) AP통신·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하와이 카우아이 해변으로 신혼여행을 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출신 스티븐부부는 해변에서 몽크바다표범을 발견했다. 이들은 신기한듯 바다표범을 만지는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부부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스티븐의 아내는 모래사장에서 쉬고 있는 바다표범을 발견하고 함께 사진을 찍어려고 다가갔다. 이어 바다표범의 등위에 살포시 손을 올렸다.
이에 바다표범은 아내의 손길이 불쾌한 듯 머리를 돌려 물려고 한다. 갑자기 움직인 바다표범에 놀란 아내는 잽싸게 도망쳤다.
이후 해당 영상은 각종 SNS로 퍼져나갔다. 한 SNS에서만 5만8,000여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를 본 누리꾼들은 “바다표범이 정말 화나 보인다. 위험한 행동이다” “바다생물을 괴롭히는 행동은 범죄” “해양 포유류를 함부로 만지거나 그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위법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부부를 질타했다.
국립해양대기국(NOAA) 대변인 스테파니 쿠티에레즈는 “해당 사건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은 지난 11일 NOAA가 자신들에게 비공개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부부는 “이게 불법인지 전혀 몰랐다. 실수를 통해 더 배우게 됐다”며 “정말 죄송하다. 우리는 그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을 불쾌하게 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우리는 하와이 문화를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몽크바다표범은 태평양몽크바다표범으로도 부르며 몸길이 2.5~2.8m, 몸무게 250kg 정도다. 몸의 털은 밤색으로 가늘며 다른 바다표범과 달리 몸에 알록달록한 무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하와이제도에는 현재 약 1,400마리의 몽크바다표범이 서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멸종위기종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부터 종종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에도 한 남성이 모래사장에서 쉬고 있는 바다표범을 손으로 때렸다고 처벌받은 적이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지난 2018년에도 한 남성이 몸크바다표범과 바다거북을 괴롭혀 1,500달러(약 171만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NOAA 측은 “관광객들이 보통 바다표범과 사진을 찍거나 놀려다가 불법을 저지른다”며 “(의도가 무엇이든) 바다표범을 괴롭히는 것을 보면 정말 좌절감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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