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철도 회사인 세이부그룹이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호텔, 레저시설 등 자산 매각에 나섰다. 총 매각 규모가 1,000억엔(약 1조357억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이부그룹은 일본 프로야구 구단 세이부 라이온즈의 메인 스폰서이기도 하다.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이부그룹의 지주사인 세이부홀딩스는 ‘더 프린스 파크타워 도쿄’ 등 호텔이나 레저시설을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시설이 총 40곳 정도로 매각액은 1,000억엔을 넘을 전망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매각을 하되 운영을 유지하는 자산효율화 작업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세이부가 이미 펀드 등과 매각 협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악화를 겪고 있는 일본 철도업계에서 자산 유동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긴테츠그룹이나 JR계열 철도회사들도 호텔 등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세이부의 경우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더기로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삿포로 프린스 호텔’이나 ‘비와호 오츠 프린스 호텔’ 등 전국 각지에 있는 호텔 10여곳이 매각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이나 ‘카루이자와 프린스 호텔’ 등은 팔지 않기로 했다.
세이부 매각시설의 총 자산가치는 1,000억엔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 매각이 성사될 경우 세이부가 보유한 호텔·레저 사업의 유형 고정 자산가치(5,703억엔)의 약 20%가 팔리는 셈이다. 닛케이는 “이미 복수의 사모펀드가 매수하겠다는 의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세이부는 철도 회사 중에서도 호텔 및 레저사업 비중이 큰 편이다.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해 2021년 3월기(2020년 4월~2021년 3월) 연결 기준 723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사상 최대다.
긴테츠그룹의 경우 교토 등 호텔 8곳을 미국 대형 사모펀드에 팔려고 하고 있다. JR동일본이나 JR서일본, JR큐슈도 오피스 빌딩이나 상업 시설 등을 펀드에 매각하고 조달 자금을 역세권의 재개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닛케이는 “철도 회사가 재무 개선이나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매각에 나서고 있고 초저금리 추세에서 자금이 풍부한 펀드는 매수하는 추세”라며 “코로나19 이후 여행수요 회복을 앞두고 중장기적인 수익 확보 차원에서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세이부그룹은 도쿄도와 사이타마현을 연결하는 주요 노선인 이케부쿠로선과 신주쿠선의 2개 간선과 몇 개의 지선을 소유하고 있다. 세이부 유원지와 세이부 돔 사이를 연결하는 세이부 야마구치선 (일명 레오라이너)도 운행하고 있다. 이 밖에 본사 위치도 도쿄도가 아닌 사이타마현 토코로자와시에 있는 등 사이타마 서부지역에 주로 근거를 두고 있다.
한편 세이부 라이온스는 올해 일본 퍼시픽리그에서 5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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