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에 뒤쿠르노, 사상 두번째로 여성 수상

'피아노' 캠피언 이어 28년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한 쥘리아 뒤쿠르노/EPA연합뉴스

“내가 이 상을 받은 두 번째 여성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여성 수상자가 뒤를 이을 것입니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프랑스 여성 감독 쥘리아 뒤쿠르노(37·사진)는 “내가 받은 상이 내가 여성인 것과는 관련이 없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뒤쿠르노 감독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제74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공포 영화 ‘티탄’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영화제에서 여성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지난 1993년 ‘피아노’의 제인 캠피언 감독 이후 역대 두 번째다. ‘티탄’은 미제 살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아버지가 10년 전 사라졌던 아들과 재회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뒤쿠르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어린 시절 매년 칸 시상식을 보며 무대에 오른 저 영화들은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오늘 내가 같은 무대에 있지만 내 영화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영화도 영화를 만든 사람 눈에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영화가 괴물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다양성을 불러내고 괴물을 받아들여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뒤쿠르노 감독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이 상을 받은 두 번째 여성이기 때문에 캠피언이 수상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지 많이 생각했다”며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가 뒤를 이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황금종려상은 시상식 마지막에 발표되지만 스파이크 리 심사위원장이 이를 행사 초반에 미리 발표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