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주노총 불법 집회 참석자 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하지만 김부겸 총리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노동자대회 참석자 전원에게 증상 유무와 관계 없이 가까운 선별검사소를 찾아 즉시 진단 검사를 받아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호소했을 뿐이다. 신규 확진자가 12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한 절박한 상황인데도 유독 민주노총에만 저자세다. 이러니 이들이 적반하장식 행태를 보이는 것 아닌가. 1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확진자 3명이 3일 집회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집회에서 감염됐다고 판단할 근거는 전혀 없다”며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친노조 정책을 펴온 문재인 정권의 미온적 대처로 불법 시위 강행에 발병까지 초래한 민주노총이 되레 방역 당국을 겨냥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국이 지난해 8월 15일 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원천 봉쇄한 것과 사뭇 다르다. 이번에 김 총리와 경찰의 자제 호소는 미지근했고 결국 민주노총의 대규모 기습 시위로 방역의 공정성까지 무너져 내렸다.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8·15 집회와 관련해 “집회 주동자들은 다 살인자”라고 비난했으나 이번에 청와대는 ‘민주노총’ 주어를 뺀 채 법적 처리 의지를 밝혔을 뿐이다.
경찰은 민주노총의 밀집형 도심 집회를 사실상 방치하더니 14일 밤 자영업자들의 ‘1인 차량 시위’는 강력히 통제했다. 경찰에 이리 쫓기고 저리 쫓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노총 8,000명 집회 때와 대응이 너무 다르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정부는 민주노총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휴대폰 추적 등으로 집회 참석자를 파악해 코로나19 검사를 속히 받게 하고 법 위반자를 엄벌해야 한다. 편 가르기를 하는 이중 잣대의 ‘정치 방역’을 계속하면 코로나19 위기를 더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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