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배우 박중훈씨가 벌금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신세아 판사는 지난달 7일 박씨의 음주운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 5월 박씨를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했고 법원은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약식 기소는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경우 정식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약식명령을 내려달라고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를 말한다.
박씨는 지난 3월 26일 저녁 9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아파트 입구에서 지하주차장까지 약 100m 거리를 음주 상태로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차를 운전하게 했는데 아파트 입구에 도착해서 대리기사를 돌려보낸 뒤 자신이 직접 100m가량을 운전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신원을 확인하려다 실패한 아파트 경비원이 같은 날 오후 10시20분쯤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결과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6%로 나타났다. 운전면허 취소 기준 수치(0.08%)를 두 배 이상 넘긴 것이다.
이에 대해 박씨의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박중훈씨는 26일 저녁 지인 두 명과 함께 술을 마셨고 저녁 9시, 대리운전기사분이 운전하는 차량을 두 대로 나누어 타고 근처 지인의 집으로 이동했다"며 "아파트 단지 안에 도착해 지하 진입로 입구에서 대리운전기사분을 돌려보낸 후 직접 주차를 한 박중훈씨는 잠시 잠이 들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속사는 "이후, 주차장에 경찰이 도착하였고 현장에서 박중훈씨는 블랙박스 제출 및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한 후 귀가했다"며 "또한 대리운전기사분이 이를 함께 진술해 주셨다"고도 했다.
아울러 소속사는 "당사는 이유를 불문하고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배우 역시 깊게 반성하고 있다"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박중훈씨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심려와 실망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박씨는 지난 2004년에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술집에서 스태프들과 술을 마신 후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박씨는 지난 2005년에는 인터뷰에서 "내 인생의 실수 중 97%가 술 마신 뒤 저지른 것"이라며 "그 97% 중에서도 97%는 위스키 등 독주를 마시고 벌어진 일들"이라고 했다.
박씨는 지난 2019년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금주를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박씨는 "이젠 제 의지만으론 버거워서 밝히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올해만 술을 안 마시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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