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0일 일본 네티즌들이 자신에게 보낸 욕설과 조롱이 담긴 메시지를 공개하며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예의도 없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현재 ‘도쿄올림픽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 우익 세력들의 총공세가 또 시작됐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의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 며칠 전 한국 선수단이 거주하는 선수촌 건물 앞에서 벌어진 욱일기 시위에 대한 조치를 취하라고 항의 메일을 보냈더니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일본 우익들이 자신의 가족에게도 도를 넘는 조롱과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만 공격하면 되는데 내 딸 얼굴을 위안부 소녀상과 합성한 사진을 보내는 등 가족을 건드리는 건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이런 놈들을 상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자신을 비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개했다. 해당 네티즌은 아이디로 서 교수를 욕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서 교수의 얼굴과 욱일기를 합성한 이미지를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일본 우익들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렇게 나올수록 저의 전투력은 더 상승한다는 걸 모를까요”라며 “앞으로 우리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세계적 여론을 움직여 일본 정부를 더욱 압박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에 욱일기 시위나 응원이 발각되면 세계 주요 언론 매체에 제보해 ‘욱일기=전범기’를 제대로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IOC를 향해서도 “일본 편만 드는 IOC 위원장과 위원들에게 욱일기와 관련한 또 다른 큰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IOC는 그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독도 자국 영토 표기 문제 등에 관해 사실상 일본 편을 들어왔다. 최근 한국 선수단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이순신 현수막’을 내걸었을 때도 일본 정부의 항의를 받아들여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IOC는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 역시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해 판단할 것을 대한체육회에 약속한 후 상호 합의하고 현수막은 철거된 바 있다.
한편, 서 교수는 지난 19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일본 극우단체가 한국 선수단이 거주하는 건물 앞에서 욱일기 시위를 한 것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항의 메일을 보냈다. 서 교수는 메일에서 “당시 한국은 IOC와 조율한 후 현수막을 철거했는데, 욱일기를 들고 한국 선수단 건물 앞에서 시위한 일본 극우단체에 일본 경찰이 어떠한 제지도 하지 않은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런 극우단체의 욱일기 시위에 강한 경고와 주의를 줘 재발 방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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