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우가 중국을 강타한 가운데 허난성 신샹시에도 물 폭탄이 덮쳐 한국인 여성이 고립됐다.
신샹시는 지난 21일 오후부터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시 전체가 잠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집에 머물던 선옥경 허난사범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도 피해를 봤다.
선 교수는 장대비가 쏟아지자 지하 주차장에 세워놓은 차를 점검하려고 내려갔다가 갑자기 물이 차 들어오자 급하게 아파트 5층의 자택에 돌아왔다. 집안은 정전이 되고 휴대전화마저 불통이 됐다. 아파트 아래를 내려다보니 도로변의 차들은 이미 잠겼고 성인 남자 허리까지 찰 정도로 거리 전체가 물난리였다.
선 교수는 중국 통신사별 휴대폰을 가지고 있던 덕분에 겨우 통화가 돼서 지인들에게 고립된 상황을 급하게 알리긴 했지만, 한국에는 사는 부모님과 통화도 잘 안 되는 등 불안에 떨고 있다.
선옥경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4일 전부터 비가 조금씩 내렸고 이틀 전부터는 많이 내리긴 했는데 물난리가 났던 정저우만큼은 오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21일 오후 5시부터 폭우가 쏟아지면서 오후 8시부터 물이 들어차기 시작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선 교수는 "허난사범대 교수들과 위챗을 통해 대화해보니 신샹시 시내 쪽의 아파트 단지들은 이미 전기가 나갔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며 학교 근처도 물이 찼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그는 "22일 현재 여기 또한 성인의 허리 이상 찰 정도로 물바다며 지하 주차장에 차가 있는데 어떤 상태인지 볼 엄두도 안난다"면서 "신샹에 한국 교민이 20여 명 정도인데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선 교수는 "비가 계속 올까 봐 정말 두렵다"면서 "현재 물과 가스는 나오긴 하는데 언제 끊길지 모르겠고 식량 또한 5~7일 치는 비축해두라는 말을 하는 분들도 있어 빨리 거리에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허난성 성도인 정저우도 21일 역대 최고의 폭우로 수십 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중국 전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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