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책사업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의 지자체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대규모 국책사업 공모에서 잇따라 낙마한 대구시와 경북도가 단일화를 통해 총력 유치에 나섰다.
22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난달 말 서비스로봇 신시장 창출을 위한 국가로봇테스트필드 혁신사업 부지 선정을 위한 일정을 공고했다.
이 사업은 서비스로봇 규제 혁신을 위해 인증체계와 실환경 기반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서비스로봇 시장을 확산하고 사업화를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대를 맞아 급성장할 배달, 의료, 돌봄, 주차, 서빙 등의 서비스로봇을 시판하기 전에 실증 테스트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사업기간은 오는 2023년부터 2029년까지로 테스트필드 구축과 실증기술 및 표준화를 위해 총 3,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사업설명회와 유치의향서 접수를 마쳤고 이달 30일까지 유치계획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후 현장확인 및 발표평가를 거쳐 내달 6일 최종 유치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대구로 단일화해 이번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경북은 유치를 타진했으나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가 있는 대구에 양보하고 유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대구시는 이번 사업의 전담수행기관인 로봇산업진흥원이 대구에 위치하고 있고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이 완료됐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로봇 분야 국내 1위 현대로보틱스와 야스카와전기, ABB, KUKA 등이 입주해있고 경북대와 DGIST 등의 우수 인재를 배출하는 등 최적의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대구시와 경북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국립이건희미술관’과 중소벤처기업부의 ‘K-바이오 랩허브’ 공모에서 개별적으로 유치전을 펼치다 상생협력 차원에서 막판에 단독 후보지를 밀었으나 서울과 인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당시 K-바이오 랩허브 후보지로 경북 포항시로 정하고 국립이건희미술관은 대구에 유치하는 전략을 짰지만 결국 탈락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북 구미시와 포항시도 로봇테스트필드 유치를 검토했으나 대구에 양보했다”며 “로봇은 대구가 확실한 강점을 보유한 분야인 만큼 대구·경북의 역량을 모아 반드시 국책사업을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K-바이오 랩허브 유치전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남 양산시를 밀었던 부산·울산·경남의 행보도 주목된다. 부산시는 로봇테스트필드 유치전에 일단 단독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유치의향서를 접수한 데 이어 부산의 장점, 유치 부지 및 조성 방안, 지원 계획 등을 담은 유치계획서를 오는 30일까지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시는 로봇과 연관된 모든 기능이 집적되는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로봇 산업을 지역 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부산로봇사업협동조합도 로봇산업 협동화단지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다만 경남도 로봇테스트필드 유치를 검토 중이어서 부산과 경남의 막판 단일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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